테슬라 8월 수입차 점유율 34.9%…BMW·벤츠 합산 판매량도 넘어 현대차 파업에 내수 41.1% 급감…하반기엔 국산차 생산 정상화
테슬라 차량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가 8월 한 달 동안 9638대 등록되며 현대차의 대표 세단 그랜저와 중형 SUV 싼타페의 합산 판매량을 넘어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의 8월 등록 대수는 9638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차 그랜저는 5931대, 싼타페는 3596대가 판매됐다. 두 차종을 합친 판매량은 9527대로 모델Y보다 111대 적었다. 현대차의 대표 세단과 SUV 두 차종을 합친 것보다 수입 전기차 단일 모델이 더 많이 팔린 셈이다.
특히 모델Y의 판매 호조는 깜짝 실적에 그치지 않고 있다. 올해 1~8월 테슬라의 누적 등록 대수는 7만67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4543대보다 122.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모델Y가 6만1702대를 차지했다. 테슬라 전체 누적 등록의 약 80%가 모델Y 한 차종에서 발생할 정도로 판매가 집중됐다.
모델Y의 월간 판매량은 테슬라가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끌어올리고 있다. 테슬라는 8월 1만400대를 등록해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34.8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BMW는 6180대, 메르세데스-벤츠는 4037대로 두 브랜드를 합쳐도 1만217대에 그쳤다. 테슬라 브랜드가 BMW와 벤츠의 합산 판매량을 183대 앞선 것이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8월 수입 승용차 가운데 전기차 등록 비중은 50.9%로 절반을 넘어섰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 역시 3002대를 등록하며 수입차 시장 4위에 올랐다.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주력 차종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반면 국산차 내수 시장은 큰 폭으로 위축됐다. 현대차·기아·KGM·르노코리아·GM한국사업장 등 국내 완성차 5사의 8월 내수 판매는 7만9601대로 전년 동월 대비 28.3%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는 3만4333대에 그쳐 전년보다 41.1% 줄었다.
현대차의 부진에는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라는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7월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 이후 부분 파업과 특근 거부 등이 이어지면서 생산과 출고에 차질이 발생했다. 아반떼와 투싼 등 일부 차종은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다만 현대차의 모든 차종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그랜저와 싼타페는 각각 5931대와 3596대를 판매하며 오히려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기존 대기 물량 출고가 이어지면서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속에서도 판매를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업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은 KGM의 8월 내수 판매는 2300대로 전년보다 43.3% 감소했고 르노코리아와 GM한국사업장도 각각 47.7%, 39.4% 줄었다.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내수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수입 전기차가 시장의 빈틈을 파고든 셈이다.
국산차 안에서도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기아는 8월 국내에서 4만213대를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친환경차가 2만4894대로 61.9%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의 모델Y는 국산 하이브리드 SUV·세단과 겹치는 5000만원 안팎의 가격대로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과거 수입차와 국산차 사이에 존재했던 가격 장벽이 낮아지면서 판매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생산 정상화를 계기로 판매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해소되면 밀렸던 차량의 출고가 재개되면서 8월 판매 감소폭을 일부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 기아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남주신 DB증권 연구원은 “9월 이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글로벌 원자재·물류 비용 부담 상승과 경쟁 심화, 수요 둔화 등으로 하반기 자동차 업종 전반의 이익 모멘텀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