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코, 유리기판 실제 패키지 평가…소재 간 열팽창 차이로 정렬 오차 대형화할수록 TGV 불량 영향 커져…두꺼운 유리 가공 난도도 높아 “패키지 전체 균형 맞춰야”…장기 신뢰성 확보도 상용화 과제
유리기판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미세 크랙·TGV 결함·수율·신뢰성) [사진=김다경 기자]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고집적화로 패키지 크기가 커지면서 기존 유기기판의 한계를 보완할 소재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유리기판은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대형 패키지에서 기판이 휘어지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실제 반도체 패키지에 적용한 평가에서는 여러가지 양산을 앞두고 풀어야 할 과제도 확인됐다.
9일 열린 ‘국제 반도체 기판 및 첨단 패키징 산업전’에서 오영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책임은 ‘글래스 코어 기판 평가 및 적용 사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오 책임은 AI 반도체 패키지 대형화에 따른 유리기판의 필요성과 함께 실제 패키지 평가에서 확인된 균열과 분리, 소재 간 열팽창 차이에 따른 정렬 문제 등을 짚었다.
AI 반도체는 연산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연산용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의 패키지가 차지하는 면적도 커지고 있다. 패키지가 커질수록 기존 유기기판은 열을 받을 때 기판이 휘거나 뒤틀리는 문제를 제어하기가 어려워진다.
유리기판은 이 같은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유리는 열을 받아도 잘 늘어나거나 휘지 않아 대형 패키지용 기판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앰코의 평가에서도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기판보다 기판 휘어짐이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앰코테크놀로지는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업체로 실제 반도체 패키지에 유리기판을 적용해 평가했다.
다만 실제 패키지에 적용하자 기판 단독 평가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반도체 패키지는 기판 위에 칩을 올리고 여러 소재를 접합해 만드는데 각각의 소재가 열을 받았을 때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정도가 다르다. 유리기판과 칩, 접합 소재 각각의 열팽창 차이가 커지면 조립 과정에서 부품의 위치가 어긋나거나 접합부가 떨어질 수 있다.
실제 평가에서도 이런 문제가 확인됐다. 같은 구조로 유리기판을 적용했음에도 제조 조건에 따라 유리 내부 연결부 주변에서 분리가 발생했고 소재 간 열팽창 차이에 따른 정렬 오차도 나타났다.
오 책임은 기판 자체의 열팽창 특성만 볼 것이 아니라 "패키지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리기판의 열 안정성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칩과 기판, 접합 소재를 포함한 전체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리의 깨지기 쉬운 성질도 양산 걸림돌이다. 유기 소재와 달리 유리는 외부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운송이나 기판을 자르고 다루는 과정에서 작은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는 미세한 균열이라도 조립 과정에서 열과 힘을 받으면 더 커질 수 있다.
오 책임은 유리기판의 가장 큰 약점으로 취성을 꼽았다. 충격이나 힘을 받았을 때 휘거나 늘어나기보다 깨지는 성질이다. 이에 따라 "기판의 모서리를 보호하는 방법부터 자르는 과정, 운송·포장, 기판을 옮기는 방식까지 공정 전반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리기판에 전기 신호가 오갈 수 있도록 미세한 구멍을 뚫는 공정도 중요한 과제다. 유리판을 위아래로 관통하는 작은 구멍을 만들고 내부를 금속으로 채워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구멍이 제대로 뚫리지 않거나 내부가 균일하게 채워지지 않으면 전기적 특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유리기판의 크기가 커질수록 이 공정의 수율 관리가 중요해진다. 이날 필옵틱스 심상원 이사는 “TGV는 기판 내에서 하나라도 불량이 나면 그 유리 전체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유리 사이즈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 불량률이 엄청난 영향을 차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리의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구멍을 가공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심 이사는 “글라스가 두꺼워질수록 이 TGV 공정은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대형·고밀도 유리기판을 만들려면 미세 구멍을 균일하게 가공하고 내부를 안정적으로 금속으로 채우는 동시에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기술까지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필옵틱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필요한 레이저 및 광학 장비를 개발·생산하는 장비업체다. 최근에는 유리기판의 유리관통전극(TGV) 가공 장비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날 국내 최초로 2.0㎜ 두께의 TGV 유리기판 실물을 공개했다.
또한 유리기판의 상용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앰코 평가에서는 단기적인 신뢰성 시험을 통과한 결과도 확인됐지만 장기간 사용을 전제로 한 신뢰성 검증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오 책임은 “상용화를 위해서 신뢰성이 상용화에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