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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서거 6주기…반도체·문화예술에 남긴 유산 재조명

2026-10-23 15:39:56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별세한 지 6년을 맞아 반도체 산업 육성과 경영 혁신, 문화예술 분야에 남긴 발자취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기술 개발로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키우고 문화재와 미술품을 수집·보존해 국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자산으로 남겼다는 평가다.

이 선대회장은 1974년 자금난에 빠진 한국반도체에 개인 재산을 투자하며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국내 전자산업이 핵심 부품을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상황에서도 첨단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1983년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했고 같은 해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며 선진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좁혀갔다.
1992년에는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했고 이듬해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에 올랐다. 경쟁사들이 투자를 줄이던 반도체 불황기에도 생산시설 확충과 차세대 기술 투자를 이어간 것이 성장의 토대가 됐다. 삼성전자는 2026년 2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9.4%, 낸드 시장에서 29.3%의 점유율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미래 기술을 내다본 선제적 투자와 인재 중심 경영도 주요 유산으로 꼽힌다. 이 선대회장은 반도체뿐 아니라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로봇 등 첨단기술이 산업 구조를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 전통 제조업과 전자기술의 융합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우수 인재 확보와 육성을 강조했으며 1990년에는 임직원이 해외에서 현지 언어와 문화, 시장을 경험하도록 하는 지역전문가 제도를 도입했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선언한 신경영은 삼성의 경영 방식에 전환점을 마련했다. 양적 성장에서 품질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제품뿐 아니라 조직과 제도, 일하는 방식까지 혁신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생산현장에는 불량 원인을 해결할 때까지 생산라인을 멈추는 라인스톱제를 도입했고 1995년 구미사업장에서 불량제품을 폐기한 사건은 품질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이 선대회장은 문화유산 수집과 보존, 미술관 설립, 예술가 후원 등을 통해 한국 미술 발전에 힘썼다. 유족들은 2021년 4월 고인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김홍도의 ‘추성부도’를 비롯해 김환기·박수근·이중섭의 근현대미술 작품, 모네와 피카소 등 해외 거장의 작품이 포함됐다.
기증품은 국민이 함께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는 문화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시는 광주와 대구, 청주, 제주 등 전국으로 확대됐으며 국내 순회전 누적 관람객은 350만명을 넘어섰다.

해외에서도 한국 미술을 알리는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11월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시작된 국외 순회전은 시카고미술관을 거쳐 영국박물관으로 이어졌다. 영국박물관에서는 올해 10월 1일부터 한국 미술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 미술의 역사와 예술적 성취를 해외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문화유산을 국민과 세계에 공유한 이 선대회장의 도전과 유산은 서거 6주기를 맞아 산업과 문화 양쪽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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