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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2029년까지 메모리 사실상 완판…곽노정 “결실, 주주와 나눌 것”

2026-10-28 11:23:48

영업익 83조원·영업이익률 80%…HBM4, 4분기 HBM3E 매출 추월
2027~2028년 생산능력 절반 이상 장기계약…키옥시아 투자 수익 대부분 특별배당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하이닉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분기 매출 100조원을 처음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면서 2029년까지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물량이 사실상 모두 판매된 상태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8%, 영업이익은 632%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32%, 38%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0%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39조7756억원이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주요 제품 가격 상승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HBM4 출하가 본격화된 가운데 서버용 DDR5 판매가 늘면서 D램 실적이 성장했다. 낸드에서는 321단 TLC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확대됐다.

회사는 AI 투자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기술 경쟁력으로 쌓아온 고객의 신뢰가 장기계약으로 이어지면서 중장기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 2029년까지 D램·HBM 물량 사실상 완판…LTA로 수요 가시성 확보

회사는 2029년까지 향후 3년간 D램과 HBM 공급 물량이 사실상 모두 판매된 상태라고 밝혔다. 2027~2028년 생산능력의 50% 이상은 이미 장기공급계약으로 확보했다. 현재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주요 고객 14곳과 LTA를 체결했으며 일부 고객과는 통상적인 5년보다 계약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또한 고객과 합의한 가격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설계한다. 과거 메모리 업계는 호황기에 설비투자를 늘렸다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하는 사이클을 반복했으나 장기계약으로 수요를 가늠하고 실제 생산능력 확대 시점을 조절해 이런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장기 수요가 확인됐다고 설비투자를 일시에 늘리지는 않는다. 회사는 생산 공간과 기반 인프라는 중장기 수요에 맞춰 선제적으로 준비하되 장비 반입과 양산 확대는 고객 수요와 수익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고객사의 설비투자 계획뿐 아니라 자금 여력과 공급망 상황도 점검해 실제 수요를 판단하겠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용인 1기 팹 가동 등 국내외 생산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자 규모와 시기는 수요와 제품 경쟁력, 수익성, 투자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절할 방침이다.
AI 투자 지속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는 수요처 확대를 근거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CSP들은 최근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80% 성장했다고 밝혔다. AI 투자가 소수 빅테크에 집중됐던 초기와 달리 일반 기업의 자체 AI 인프라 구축, 국가 단위의 소버린 AI, 기업 내부 구축형 시스템 등으로 투자 주체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 4분기 HBM4가 HBM3E 추월…내년 수익성 개선 기대

제품 측면에서는 HBM4가 차세대 실적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HBM4가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3E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후공정 수율은 전체 공정 기준 목표를 웃돌았으며 수율과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요 고객사 내 HBM 공급 경쟁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일부 고객이 HBM 공급 부족에 대응해 적층 단수를 낮추고 동일한 용량의 제품 수를 늘리는 방안을 채택한 데 대해서는 중장기 수요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적층 단수가 낮아져도 전체 메모리 용량이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같은 비트 물량을 낮은 단수로 공급하면 베이스 다이와 후공정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HBM4 비중 확대와 가격 상승, 양산 수율 및 원가 경쟁력 개선이 맞물리면서 매출이 크게 늘고 수익성도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과거 메모리 사이클의 고점보다 높은 수익성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사업에서는 기업용 SSD가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시스템에서 대규모로 발생하는 키·값(KV) 캐시를 SSD로 옮기는 ‘KV 캐시 오프로드’가 이미 일부 시스템에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SSD가 AI 모델의 문맥 정보를 처리하는 메모리 계층으로 역할을 넓힐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낸드플래시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솔리다임 IPO 검토 중단…키옥시아 투자 수익 대부분 주주 환원

곽 사장은 이날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및 프리IPO 검토를 중단한 배경도 직접 설명했다. 당초 IPO를 통해 외부 자본을 확보해 솔리다임의 생산시설 확충 재원을 마련하고 SK하이닉스의 투자 부담을 줄여 주주환원 여력을 넓힐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과 반도체 업계 주가 조정을 고려할 때 기대했던 효과를 충분히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곽 사장은 “솔리다임의 프리IPO와 IPO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투자와 재원 조달 방안은 솔리다임과 당사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IPO 검토 중단과 별개로 회사는 올해 실현한 일본 낸드플래시 기업 키옥시아 투자 수익의 대부분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전략적 투자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발생하면 그 이익을 주주와 공유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 기준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 60조원 이상 등 총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한다.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주 완료했으며 해당 물량은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했다. 3분기 배당금은 주당 2만원으로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배당 1만원과 키옥시아 투자 성과를 공유하는 특별배당 1만원으로 구성된다. 키옥시아 투자 수익 가운데 나머지 환원분은 투자 성과가 최종 확정되는 결산배당에 반영할 예정이다.

자사주 매입분 중 주주환원 목적의 10조원은 전량 소각한다. 나머지 약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용으로 활용하며 주주환원 규모에는 포함하지 않는다. 회사는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현금배당을 유지하고 현금배당을 제외한 주주환원 재원은 자사주 매입에 배정해 매분기 집행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성과가 쌓일수록 주주 여러분과 나누는 결실도 함께 커져야 한다”며 “HBM 등 메모리 경쟁력을 차세대 제품으로 이어가고 지속적인 실적 창출로 미래 성장에 대한 신뢰를 쌓겠다”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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