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올해 주주환원 규모 최대 210조원…AI 메모리 호황에 현금 창출력 확대 삼성전자 잔여 재원 55조~75조원 내년 1월 확정…현금배당·자사주 매입 및 소각 추진 SK하이닉스 현금배당 30조원 이상·자사주 취득 및 소각 60조원 이상 계획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최대 210조원의 역대급 규모 주주환원에 나선다. 양사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둔 가운데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해 실적 개선의 과실을 주주와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총 주주환원 규모를 90조~110조원으로 예상했다. 3분기 현금배당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주당 4601원으로 제시했다. 회사가 밝힌 올해 주주환원 규모에서 이미 확정한 35조원을 제외하면 잔여 재원은 55조~75조원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잔여 재원의 최종 규모와 실행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약 100조원으로 제시했다.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60조원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전날 발표한 3분기 배당은 주당 2만원으로 실적을 반영한 배당 1만원과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지분 매각 차익을 재원으로 한 특별배당 1만원으로 구성됐다. 총배당 규모는 14조원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배당 확대 폭도 크다. 삼성전자의 주당 배당금은 2분기 374원에서 3분기 4601원으로 약 12.3배 늘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주당 375원에서 2만원으로 약 53.3배 증가했다.
양사의 대규모 주주환원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현금 축적을 바탕으로 한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말 순현금은 197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167조6000억원)보다 30조원 늘었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이 1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6조5000억원 늘었어 순현금은 98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현금 여력이 커진 배경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195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으로 782.5% 늘었다. SK하이닉스는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8%, 632% 증가했다.
양사의 주주환원 확대에는 실적 증가에도 최근 주가가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시장의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는 동안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자본 배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려는 것이다.
주주환원 계획의 구체성에서는 차이가 있다. 실행 계획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매입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며, 이번 이사회에서 추가 매입 20조원을 결의했다. 추가 매입분 가운데 주주환원 목적의 10조원은 전량 소각하고 나머지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에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잔여 주주환원 재원의 구체적인 배분 방안을 내년 1월 말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관련해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격 차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인지하고 있으며 자사주 매입·소각 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서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대규모 주주환원과 함께 AI 메모리 시장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84조4000억원으로 계획했으며 이 가운데 DS부문에 76조8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용인 1기 팹 가동 등 국내외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내년 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그동안 기술 경쟁력으로 쌓은 고객 신뢰가 장기계약으로 이어지면서 중장기 수요 가시성과 수익 안정성을 갖춘 사업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사업의 성장과 투자 성과가 커지는 만큼 주주들과 나누는 결실도 함께 키워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