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는 경기초반 데 브라이너와 스털링의 공격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스털링이 페널티박스에서 넘어졌으나 페널티킥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오히려 리버풀이 체임벌린의 하프라인 질주에 이은 중거리 슛으로 골을 만들었다. 수비가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에데르손의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한 골을 성공 시켰다.
이른 시간의 실점을 허용한 맨시티는 여러 차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체임벌린의 실점 상황에서 위치를 잘못 선점한 스톤스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스톤스는 체임벌린 골 당시에도 오타멘디의 위치를 커버하지 못하고 체임벌린에 슈팅 공간을 그대로 내줬다.
맨시티는 전반 31분 파비안 델프가 부상으로 다닐루와 교체됐다. 맨시티는 데 브라이너를 중심으로 공격을 이어나갔으나 위협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스톤스와 다닐루의 집중력 부족을 이용한 살라가 빠른 스피드를 통한 침투로 맨시티 수비수들의 진을 뺐다. 다행히 에데르송 골키퍼가 조기에 처리하면서 크게 위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반 40분 마침내 맨시티가 동점 골을 만들었다. 리버풀의 오른쪽 풀백 조 고메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전환된 공을 놓쳐 사네에게 위협적인 플레이를 허용했다. 사네의 슈팅은 카리우스 골키퍼의 손을 맞고 오른쪽 포스트 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진=리버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 후반전
후반 50분 맨시티의 오타멘디가 코너킥 상황에서 위협적인 헤딩 슈팅을 날렸다. 리버풀에겐 천만다행으로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골 아웃됐다. 전반전 실점의 원인인 조 고메스가 오타멘디에 완벽히 밀리며 일어난 장면이었다.
리버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살라가 기다렸다는 듯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연결했다. 살라의 슛은 에데르송의 선방에 막혔다. 체임벌린의 돌파에 이은 슛이 한 번 더 나왔지만 재차 에데르송에게 막혔다.
후반 59분 팽팽하던 균형이 마침내 깨졌다. 리버풀의 피르미누였다. 스톤스가 다시 한번 문제였다. 볼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서 피르미누에게 볼 소유권을 넘겨줬다.
피르미누는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맨시티는 이후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수비진에서 패스미스가 나왔다. 다행히 마네의 슈팅이 오른쪽 파 포스트를 맞고 나와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나 골과 다름없었다.
이후 채 1분도 되지 않아 맨시티의 실수가 계속됐다. 귄도안이 오타멘디에게 위험한 백패스를 준 것이 화근이었다. 오타멘디는 살라가 가까이 붙은 상태였다. 볼을 제대로 처리하기 힘들었다. 살라의 압박에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살라는 맨시티의 골문으로 향했다. 왼쪽의 마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마네는 이번에는 실수 없이 멋진 슈팅으로 맨시티의 골문을 갈랐다.
맨시티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여러 차례 선방을 보여준 에데르송마저 실수 대열에 합류했다. 패널티 박스 바깥에서 클리어링한 볼이 그대로 살라에게 향했다. 빈 골문을 포착한 살라가 정확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었다.
마음이 급해진 맨시티는 스털링을 빼고 베르나르두 실바를 투입했다. 투입 결과는 곧장 골로 드러났다. 베르나르두 실바는 수비진에게 맞고 흐른 귄도안의 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총공세를 펼친 맨시티는 추가시간 골을 한 번 더 만들었다. 조 고메스가 아구에로에 크로스를 허용했다. 귄도안이 이를 받아 골을 욱여넣었다. 조 고메스만 아니라 리버풀 전체의 수비 집중력이 부족했다. 이후에도 마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아구에로에게 위협적인 장면을 계속 허용했다. 종료 직전 맨시티의 프리킥 상황에서는 아구에로에게 골이나 다름없는 헤딩을 허용했다. 왼쪽으로 조금만 향했어도 경기가 동점으로 끝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리버풀에는 다행히도 4-3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 스톤스, 이름과 다르게 묵직하지 못했다
사진=리버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맨시티-리버풀의 경기는 화끈한 공격력도 돋보였으나 전체적으로 수비진의 실책이 더 돋보였다. 더 치명적인 실수를 기록한 팀이 패배를 기록했고, 상대 수비진의 실수를 골로 잘 연결한 팀이 승리를 거뒀다. 사실상 리버풀 승리의 수훈감은 스톤스였다. 스톤스는 지속해서 치명적인 실수를 경기 내내 범했다.
경기 초반 스톤스는 체임벌린의 득점 상황에서도 파트너인 오타멘디의 움직임을 전혀 읽지 못했다. 오타멘디는 스피드가 빠른 살라를 마크하러 옆으로 이동하는 순간이었다. 스톤스가 오타멘디의 공간을 커버해줘야 했다. 하지만 스톤스는 자기 위치를 고수했다. 체임벌린에게 골문까지의 공간을 그대로 내줬다.
피르미누에게 허용한 두 번째 실점역시 스톤스의 실수가 컸다. 자신의 뒤로 향하는 피르미누의 움직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공을 늦게 처리하면서 피르미누가 압박할 타이밍을 내줬다.
페르난지뉴의 패스미스 상황에서도 스톤스의 움직임이 역시 문제가 됐다. 자신감을 잃은 듯 오타멘디에게 볼 처리를 떠넘겼다. 오타멘디는 압박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페르난지뉴에게 패스했다. 페르난지뉴 역시 압박을 당하는 상황이었으나 스톤스는 페르난지뉴에게 제대로 된 패스 선택지를 제공하지 못했다. 뒤로 가는 움직임 때문에 페르난지뉴의 패스에 반응할 수 없었다. 마네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가 다행이었다.
스톤스의 연이은 실책은 맨시티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 후방에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할 곳이 사라졌다는 느낌을 받자 실책이 늘어났다. 위험한 압박 상황에서도 스톤스에게는 공을 지급하기 힘들었다. 스톤스가 안정적인 패스 선택지에서 제외되면서 리버풀의 압박이 효과적이어졌다. 결국 오타멘디의 볼을 살라가 다시 탈취하면서 사네의 골로 이어졌다. 스톤스는 사네의 골 장면에서도 적극적인 방어를 보여주지 못하며 자신이 혹평당할 여지를 또 추가했다.
◇ 머리 아파진 맨시티, 후반기 빛을 본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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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는 이번 패배로 22경기로 무패행진을 마감됐다. 다비드 실바의 가족 문제로 인한 이탈, 가브리엘 제수스의 부상에도 지속하던 좋은 흐름이 끊겼다. 아스널의 2003-04시즌 무패 우승도 넘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 상황이라 더 아쉬웠다. 특히 이번 패배는 맨시티의 집중력 부족이 경기 향방을 결정지은 상황이기에 팀 분위기가 더 가라앉게 됐다. 가끔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스톤스가 중요한 경기에서 실책을 터트리면서 맨시티는 향후 플랜에 수정을 요구하게 됐다.
리버풀은 리그 1위 맨시티를 잡으면서 첼시를 4위로 밀어냈다. 한 경기 덜 치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점 동률로 골 득실에 뒤진 3위다. 최근의 리그 5경기 4승 1무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리그 14경기 무패, 전체 18경기 무패 중이다. 공격진의 조화가 경이롭다. 쿠티뉴의 이탈 후에도 사네, 살라, 피르미누가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피르미누의 성장이 큰 요인이다.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팀의 공격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살라는 초반 반짝이라던 평가를 뒤로하고 프리미어리그 두번째 도전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재 리그 18골 6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영입당시 우려를 불식시키고 1골 1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MOM에 선정됐다. 상승 기류를 탄 리버풀은 향후 3경기도 수월한 팀과 치르게되 리그 순위 도약에 불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