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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중공업

“이란, 호르무즈해협 봉쇄 실제 나설 수 있어”

2026-03-03 08:46:30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5분의 1 운송하고
비료 교역량의 3분의 1 통과하는 병목 지점
정권 교체 공습에 대한 보복 수단 명분 삼을 듯

독일 해운업체 하팍로이드의 컨테이너 운반선. 사진= 하팍로이드
독일 해운업체 하팍로이드의 컨테이너 운반선. 사진= 하팍로이드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그동안 구호에 그쳤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자국 정권 교체를 이유로 전쟁을 감행한 대가로 코너에 몰린 테헤란 지도자들이 생존을 위해 세계 경제를 인질로 삼는다는 명분이 생겼다는 것이다.
사라 쉬플링(Sarah Schiffling) 핀란드 한켄 경제대학 인도주의 물류 및 공급망 관리 연구소(HUMLOG) 부소장은 1일(현지시간) 호주 언론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올린 기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기사를 번역, 정리한 것이다.

오만만에서 미국 미사일에 의해 이란 군함 여러 척이 침몰했다는 보도는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미사일 공격으로 시작된 분쟁의 해상 양상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또한, 아직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미사일에 의해 유조선으로 추정되는 선박 두 척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피격되었다는 보고 도 있어, 이 중요한 해상 수송로가 부각하고 있다. 모든 전쟁 당사자의 전략적 계산에서 호르무즈해협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의 전말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충돌로 페르시아만의 좁은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교통이 마비되면 막대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호르무즈해협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조짐이 보인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 즉 하루 약 2천만 배럴을 운송한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해협은 가장 중요한 에너지 병목 지점이다.
세계 무역이 의존하는 전략적 요충지, 즉 병목 지점은 소수에 불과하며, 이러한 통로가 차단되면 큰 타격을 입는다. 어떤 차질도 전 세계 시장과 공급망에 즉각적인 파급 효과를 미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격화되고 중동 전역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무역업자, 정부, 기업들은 시장 개장과 동시에 유가 변동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하자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역내 여러 지역에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은 역내 선박들에 호르무즈해협이 폐쇄되었다고 방송했다.

비록 호르무즈해협의 폭이 2마일(약 3.2km)에 불과하지만, 이란이 이 지역을 물리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이란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조치는 해협에 기뢰를 매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 대규모 미 해군이 주둔하고 있어 이란이 이를 실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공식적인 봉쇄를 할 수 없더라도 교통을 막을 수 있다. 위협 수준을 높이면 선박들은 자연스럽게 접근을 피한다. 독일 하팍로이드(Hapag Lloyd)와 프랑스 CMA CGA 같은 대형 해운 선사들은 이미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중단하고 소속 선박들에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권고했다.

선박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이동량은 이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들은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거나 출항하기 위해 대기하거나 해당 지역을 우회하고 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특히 군사 시설 인근에서 오판이나 오인으로 인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제벨 알리 항구에선 요격된 미사일 파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여 여러 항만이 운영을 중단했다. 다른 항구들은 계속 운영되고 있지만, 이러한 위험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해당 지역의 해운이 차질을 빚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주로 이용하는 해협이므로, 이 해협을 통한 공급망 차질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전 세계 비료 교역량의 3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에너지 및 농업 공급망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안정해진 상태다. 여기에 추가적 가격 상승 더해지면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석유와 가스의 주요 목적지는 중국, 인도, 일본, 한국이다. 원유 수입량의 약 절반을 이 해협을 통해 조달하는 인도는 에너지 공급 확보를 위한 비상 계획을 가동했다.

하지만 당장의 공급 차질에 대비해 전략적 국가 비축량을 늘리는 것 외에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에 의존하는 국가들에는 대안이 제한적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파이프라인에는 하루 약 260만 배럴의 예비 용량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평소 운송되는 물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석유와 가스는 전 세계적으로 거래된다. 따라서 페르시아만에서 수입에 의존하지 않는 국가들도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3월 2일 시장 개장 시 유가는 배럴당 최대 100달러(74파운드)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시장 안정을 위해 원유 생산량을 소폭 늘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주요 회원국들이 이란 공격의 여파에 직면하면서 OPEC의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에너지 가격 인상은 자동차에 주유하거나 집을 난방할 때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광범위한 산업 분야의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는 공급망 차질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공급망은 예측 가능성에 의존한다. 지속적인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전 세계적인 운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대안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사실상 폐쇄는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혼란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피해는 더욱 심각하고 구조적인 문제로 발전할 것이다.

호르무즈해협에서 재앙적인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유조선 침몰 사고는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장기간 항행을 마비시킬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인 불안정은 세계 경제에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전에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 국제적인 반발과 이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작다고 여겼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목표가 정권 교체로 명확히 드러난 지금, 테헤란의 지도자들은 세계 경제를 인질로 삼는 대가를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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