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MSC‧머스크 등 주요 선사들 성명 발표 하팍로이드 위험 할증료 부과, 운임 보험 인상될 듯 항만도 폐쇄, 운항 재개한 홍해도 전쟁 위험 고조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HMM알헤시라스호. 사진= HMM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반격을 진행하면서 호르무즈해협 봉쇄령을 내린 가운데 이 지역에 화물선을 운항하는 선사들은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3일 미국의 해운 조선 전문 매체 더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The Maritime Executive)와 연합뉴스, AFP 등 국내외 언론보도 및 해운업계 성명을 종합해 보면, 주요 선사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많은 선사들이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잠정 중단했다. 사업 운영 및 선원 안전에 대한 위험 외에도, 호르무즈해협 통과에 대한 전쟁 위험 보험료 인상이 예정되어 있어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당 운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선복량 기준 세계 5위 선사인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페르시아만 지역을 오가는 화물에 대해 3월 2일부터 전쟁 위험 할증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화주들은 TEU당 1500달러, 냉동 컨테이너 및 특수 화물의 경우 컨테이너당 3500달러의 요금 인상분을 부담해야 한다. 단, 특정 규제 대상 화물은 면제된다.
세계 최대 선사인 스위스 MSC는 안전상의 이유로 해당 지역의 운항 네트워크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MSC는 현재 걸프만에 있거나 걸프만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에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지정된 안전 피난처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해당 지역의 모든 화물 예약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프랑스 선사인 CMA CGM(세계 3위)도 걸프만 항로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CMA CGM은 성명을 통해 MSC와 마찬가지로 해당 지역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지정된 안전 지점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는 1일 성명에서 “선원, 선박, 고객 화물의 안전이 최우선 과제다.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호르무즈해협의 모든 선박 운항을 중단한다”고 했다.
HMM(세계 8위), 팬오션 등 국내 해운업체들도 대책을 마련 중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에서 현재 호르무즈해협을 운항 중인 선박은 1일 현재 컨테이너선 1척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협으로 향하거나 통과하는 등 인근에 있는 선박은 6∼7척 정도다. HMM은 향후 이란 사태 전개 상황에 따라 대응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벌크선을 운용 중인 팬오션도 문제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중이다. 이들 업체는 이란 사태가 호르무즈해협 봉쇄까지 이어질 경우 회항이나 정선, 우회 등의 대체 방안을 즉각적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중국 최대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코스코·COSCO, 세계 4위)도 1일 성명을 통해 걸프해역에 진입한 자사 선박은 안전 상황이 허락하는 한 작업 완료 후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하거나 정박하라고 통보했다.
또 이곳을 향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항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감속 운항·안전 해역 이동과 함께 지정 피항 정박지에서 추가 지시를 기다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들 선박에 실린 모든 화물에 대한 비상 계획을 검토 중이며 잠재적인 대체 하역항 사용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3대 해운사인 니폰유센(NYK), 상선미쓰이, 가와사키키센은 1일 호르무즈해협 운항을 중단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상선미쓰이는 이란 해군이 자사 선박에 호르무즈해협의 통항 금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3사는 출항 예정이던 선박을 안전한 해역에 대기하도록 지시했다.
분쟁이 선박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중동 여러 지역의 항만 자체도 운영 차질과 폐쇄를 겪고 있다. 이 지역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제벨 알리항구는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날아든 잔해로 인해 화재가 발생, 일시적으로 폐쇄되었지만, 운영사인 DP 월드에 따르면 2일 현재 4개 터미널 모두에서 운영을 재개했다.
미국 제5함대가 주둔하는 바레인에도 수차례 드론 공격이 발생하자 바레인 정부 당국은 항구를 무기한 폐쇄했다. 또한, 바레인 영공 폐쇄로 상업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면서 선원 교대도 당분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분쟁 지역이나 호르무즈해협에서 멀리 떨어진 오만의 두쿰 항구도 드론으로 공격했다. 오만은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을 중재했는데 피습 국가에 포함됐다. 아라비아해에 위치한 두쿰 항구는 드론 두 대의 공격에 따라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지만, 다행히 피해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란 공습은 홍해 지역의 위험도 다시 키우고 있다. 서방의 주요 서방 해운사들은 최근 홍해 항로 운항을 재개했다. 이들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위협을 피해 수년간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이용해 왔다가 2025년 3월 미국의 후티 반군 공격으로 홍해의 안전이 담보되면서 운항을 결정한 것이었다. 그런데 후티 반군은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홍해 봉쇄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언론에 밝혔으며, 이에 따라 홍해 항로가 다시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이란 현지 언론은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상태이며 팔라우 선적 유조선 스카이라이트호가 1일 호르무즈해협을 '불법 통과'하려다 이란군에 피격당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