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정백희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리그 7위 번리와 경기에서 찜찜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패배한 만큼 승점 차는 더 벌렸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체스터 시티에게 이번 경기는 전혀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 부상 변수를 이기지 못한 맨체스터 시티, ‘번리다운’ 경기로 승점을 가져간 번리
맨체스터 시티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교체 카드를 섣불리 사용할 수 없었다. 주요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려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전방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 핵심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 등 주요 선수들이 이탈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변화를 줘야 하는 상황에도 교체 자원이 아예 없는 아구에로를 놔두고 스털링만 교체해야 했다. 스털링과 교체된 자원은 99년생의 어린 선수 브라힘 디아스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경기로 선수단 운용에 대한 고민 거리를 안게됐다. 험난한 일정이 시작되는 2월에서 부상자로 인해 로테이션에 문제가 생기고있다. 직전 2경기인 뉴캐슬과 웨스트 브롬위치 경기에서는 대승을 거뒀으나 갈수록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특히 번리와 같이 극단적인 수비를 통한 선 굵은 카운터 어택을 노리는 팀과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에게 큰 암초나 마찬가지다.
맨체스터 시티는 번리 경기 이후 레스터 시티를 만난다. 아스널-첼시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가 될 수 있다. 비슷한 수준의 강팀은 서로 승점을 노리기에 치고받는 경기가 가능하지만, 레스터 시티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번리처럼 웅크리고 나올 확률이 높다. 2월부터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를 치러야 하기에 더 힘든 상황에 놓였다. 맨체스터 시티가 기분 좋은 시즌에서 가장 피곤한 시기와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번리는 리그 1위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다소 이른 시간 맨체스터 시티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의 강공에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간간이 역으로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덕분에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며 승점 1점을 가져갔다.
번리는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 이후 편안한 일정을 가지게 된다. 대부분 번리와 비슷한 수준의 팀이거나 한 수 아래 팀이다. 다음 5경기 상대는 스완지-에버턴-웨스트 햄-첼시-웨스트 브롬이다. 현재 19위-9위-12위-4위-20위인 팀들이다. 첼시도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는 것을 보면 나쁘지 않은 상대다.
번리는 이번에도 확실한 컬러로 승점을 따갔다. 번리는 기록 면에서 득점은 리그 최하 수준인 반면, 실점은 리그 최소 수준이다.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구사한다. 팀 컬러를 확실하게 유지한 결과인지, 번리는 리그 7위라는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번리가 시즌 막바지까지 이런 팀 컬러로 성적을 유지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다.
◇ 전반전
리그 1위 팀과 극단적 수비 팀의 대결답게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의 리드가 주를 이뤘다. 맨체스터 시티는 압도적인 중원 장악과 볼 점유로 번리를 공격했다. 번리는 수비와 미드필더의 간격을 촘촘하게 유지하며 한 몸 같은 수비를 펼치려고 노력했다.
전반 22분 맨체스터 시티의 선제골이 터졌다. 왼쪽 풀백 다닐루의 골이었다. 번리는 실점 직전 짧은 코너킥으로 위험한 상황을 허용했다. 번리 수비진은 이어진 코너킥에서 패널티 박스 안쪽으로 더 내려왔다. 맨시티는 이를 역이용해 패널티 박스 앞으로 코너킥을 연결했다. 마크가 없던 다닐루는 아무런 방해 없이 슈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다닐루가 자신감에 찬 슈팅으로 절묘하게 번리의 골문을 열었다.
번리는 선제골 허용 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전반 30분 맨체스터 시티 수비진이 라인 컨트롤 실수를 범했다. 벤미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빠져나와 길게 넘어온 공을 받았다. 하지만 벤미가 시도한 슈팅을 맨체스터 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이 쳐냈다. 벤미의 살짝 성급했던 슈팅이 아쉬웠다
맨체스터 시티는 위기를 넘기고 다양한 공격을 시도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아구에로가 좋은 기회를 잡았으나 번번이 무산시켰다. 본인이 해결하는 것도 나쁜 판단은 아니었지만, 더 좋은 위치를 잡은 동료 선수가 있음에도 본인의 슈팅을 고집했다.
전반전은 맨체스터 시티가 1-0으로 리드를 유지한 채 끝났다.
◇ 후반전
번리에도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68분 맨체스터 시티 콤파니가 헤딩 실수를 했다. 번리는 이 실수를 발판 삼아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번리의 윙어 아론 레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다. 레논은 강력한 슈팅을 날렸으나, 슈팅이 에데르손의 손을 맞고 골대에 튕겨나갔다. 샘 보크스가 재차 시도한 오버헤드킥은 정확한 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맨시티는 위기 후 바로 추가골의 기회를 맞았다. 카일 워커가 오른쪽 측면에서 환상적인 크로스를 연결했다. 침투하던 스털링에 크로스가 정확히 배달됐으나, 스털링이 어이없게 날려버렸다. 골문과 단 1m 거리에서 슈팅 미스를 범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버린 값을 톡톡히 치루고 말았다. 후반 81분 번리 귀드문드손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번리의 크로스를 연달아 허용한 결과였다. 번리가 양쪽 측면을 오가며 시도한 다양한 크로스에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이 헐거워졌다. 귀드문드손은 매튜 로튼이 중앙선 부근에 길게 보내준 공을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귀드문드손이 시도한 슈팅은 에데르송 골키퍼의 오른쪽을 지나 맨체스터 시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번리는 동점골을 기록하자 가장 ‘번리다운’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공격수부터 미드필더까지 깊게 내려앉아 수비를 펼쳤다. 양측 윙어 아론 레논과 구드뮌드손까지 적극적으로 수비를 펼치며 맨시티의 측면 공격을 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