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한 환자들에게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선생님, 수술이 잘 됐다고 들었는데 왜 무릎이 안 꺾이는 거죠?" 아마도 그 질문 뒤에는 '혹시 수술이 잘못된 거 아니냐?'는 말이 생략됐을 수도 있다.
인공관절 수술이 대중화됐다 해도 환자 관점에서 여전히 쉽지 않은 선택이다. 수술해야 할지 신중하게 고민했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수술만 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란 기대로 설레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수술 후에 무릎이 잘 꺾이지 않으면 당황스럽고, 수술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수 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이 반, 재활이 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활이 중요하다. 수술 자체가 성공적이라 해도 재활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통증과 부기가 빠지면 재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처음에는 당연히 무릎이 잘 꺾이지 않는다.
수술 후에는 통증이 심해 혼자서는 운동하기가 어려워, CPM(Continuous Passive Motion)이라는 기계를 이용해 수동적으로 관절을 구부렸다 펴는 운동을 하게 된다.
수술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무릎이 많이 뻣뻣한 경우 구부러지는 각도가 50도 정도이고, 비교적 잘 구부러지는 경우 100도 정도 된다. 평균적으로 90도 정도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평균보다 구부러지는 각도가 적으면 비교가 되면서 수술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무릎이 평균보다 잘 안 꺾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부기와 관련이 있어서, 수술 후 부종이 심한 경우 힘들 수 있다. 수술 후 출혈 경향이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수술 후 미세한 출혈이 지속될 경우 부종이 심할 수 있으며, 신장이나 콩팥 등 내과적인 요인이 있으면 더 많이 부을 수 있다. 부기가 심하면 관절운동 자체가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구부러지는 각도가 작을 수 있다.
긴장해도 무릎이 잘 꺾이지 않을 수 있다. 긴장을 하면 근육이 뻣뻣해지기 마련이며, 무릎도 마찬가지다. 수술을 하면 수술이 잘 됐을까 걱정 반, 기대 반을 하면서 긴장할 수 있다. 그 긴장감 때문에 무릎이 뻣뻣해져 잘 구부러지지 않는 경우도 생각보다 흔하다.
수술 직후 무릎이 잘 꺾이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갖고 조금씩 재활운동을 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통계적으로 처음에는 구부러지는 각도가 평균 90도였던 환자들이 퇴원할 때 즈음에는 평균적으로 115도로 늘어난다.
환자에 따라 회복하는 속도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수술이 잘못돼 무릎이 꺾이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퇴원해서도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요즘에는 로봇을 이용해 보다 정밀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니 수술 직후 무릎이 꺾이지 않는다고 수술이 잘못되지 않았을까 오해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재활 운동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