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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5 리뷰] '정점' 올라선 완성도…AI는 뛰어났지만 '숙제'도

갤럭시 S25 울트라, 열흘간 써보니

2025-02-28 16:41:46

삼성전자 갤럭시 S24 울트라(왼쪽)와 갤럭시 S25 울트라 후면을 나란히 비교한 모습. =성상영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S24 울트라(왼쪽)와 갤럭시 S25 울트라 후면을 나란히 비교한 모습. =성상영 기자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삼성전자(005930)는 이달 초 한층 높아진 완성도와 강력해진 인공지능(AI)을 더해, '갤럭시 S25 시리즈'를 선보였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아재 폰(아저씨가 쓰는 스마트폰)' 느낌을 배제한 이미지 변신을 통해, 디자인 전투력마저 한껏 높였다.

국내 시장에서 이러한 전략은 제대로 통한 모양새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출시 21일 만인 지난 27일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해.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가운데 최단 기록했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 S24 시리즈(28일)보다 일주일 빠른 결과다.

최근 갤럭시 S25 울트라를 열흘가량 써보며 흥행 이유를 알게 됐다. 현재 갤럭시 S24 울트라를 사용중인 입장에서 갤럭시 S25 울트라와 비교하며 면면을 살펴봤다.

◆'아재 폰' 완전 탈피, 둥근 꼭지점이 '신의 한 수'

먼저 외관부터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예뻐졌다. '아재 폰 같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전작도 디자인을 통해 떠올리는 사용자 나이가 이전보다 젊어졌다면, S25 울트라는 더 어려진 느낌이 강하다.

S25 울트라의 회춘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건 둥글게 깎인 네 꼭지점이다. 삼성은 갤럭시 S 일반·플러스 모델과 달리 최상위 기종인 울트라에는 사각형 외관을 고집했다. S24 울트라 역시 티타늄 프레임(테두리)와 무광 파스텔 색감 뒷판을 디자인했지만, 각진 네모 테두리를 포기하지 않아 선호층이 구분됐다. S24의 감각이 30·40대라면 S25는 20대에게도 어울린다.

삼성전자 갤럭시 S24 울트라(왼쪽)와 갤럭시 S25 울트라 측면. =성상영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S24 울트라(왼쪽)와 갤럭시 S25 울트라 측면. =성상영 기자
둥근 꼭지점은 지난해 기자가 S24 울트라를 구매할 때 이 기종과 플러스 모델 사이에서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카메라 때문에 울트라를 선택해 만족스럽게 쓰고 있지만, 막상 S25 울트라를 보니 배가 아팠다.

바뀐 외형이 주는 효과는 한 가지 더 있다. S24 울트라가 각진 외형으로 인해 갤럭시 노트 후신인 듯 보였다면, S25 울트라는 갤럭시 S 최상위 제품으로써 이러한 모호함마저 해소했다. 갤럭시 S 시리즈 울트라 모델은 S21부터 'S펜'을 탑재하며 2021년 단종된 노트를 계승했다. 반면 S25 울트라는 갤럭시 노트의 상징인 각진 모양을 버리며, 비로소 갤럭시 S 시리즈 정체성을 완벽히 갖춘 모양새다.

무게는 14g 더 가벼워졌다. 실제 S24 울트라를 내려놓고 곧바로 S25 울트라를 들어보면 체감이 가능하다. 또한 S25 울트라의 가로 길이는 77.6㎜로 전작(79.0㎜)보다 1.4㎜ 줄어 한 손에 쥐기 편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에 처음 적용된 삼성 '원 UI 7' 화면. =성상영 기자
갤럭시 S25 시리즈에 처음 적용된 삼성 '원 UI 7' 화면. =성상영 기자
◆전반적으로 조금씩 더 나아진 '감성 품질'

감성 품질도 전반적으로 나아졌다는 평가다. 동의하진 않지만 소위 '감성'은 갤럭시 S 시리즈가 경쟁 모델인 애플 아이폰과 비교해 늘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영역이다. 하지만 S25 울트라는 화면 색감, 명암비 그리고 내장 스피커 음향까지 모두 미세하게 전작대비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특히 S25 시리즈에 처음 탑재된 '원 UI 7'은 이전 '원 UI 6' 대비 더욱 깔끔해졌다. 언뜻 보면 아이폰 iOS와 한결 비슷해졌다. 상단을 쓸어내리면 나오는 알림창은 iOS의 제어센터를 많이 닮았다. 십여 년 전부터 삼성과 애플이 서로 사용자 환경(UI)을 벤치 마킹한 결과로 보인다.

원 UI 7로 넘어오면서 편의성도 개선됐다. 홈 화면에 있는 폴더는 격자 기준 1×1 크기뿐 아니라 2×2로 키울 수 있다. 크기를 확대한 상태에서 폴더를 열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앱) 실행도 가능하다. 또한 잠금화면 하단에 '나우 바'가 새로 생겨 재생 중인 음악·영상이나 실행 중인 앱을 제어할 수 있다. 나우 바는 iOS의 '다이내믹 아일랜드'에 대응한다.

또 한 가지 새로 생긴 기능은 '나우 브리핑'이다. 이 기능은 AI가 휴대전화 사용 습관이나 일정 등을 분석해 아침, 점심, 저녁 단위로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일종의 개인 비서인 셈으로 필요한 정보를 한 화면에 모아 볼 수 있어 편리했다.

'원 UI 6'이 탑재된 갤럭시 S24 울트라(왼쪽)와 원 UI 7이 적용된 갤럭시 S25 울트라의 빠른 실행 창을 각각 연 모습. =성상영 기자
'원 UI 6'이 탑재된 갤럭시 S24 울트라(왼쪽)와 원 UI 7이 적용된 갤럭시 S25 울트라의 빠른 실행 창을 각각 연 모습. =성상영 기자
◆뚜렷해진 야간 사진…'AI 지우개'는 감쪽 같아

카메라 성능 변화는 꽤 돋보인다. 초광각 렌즈 해상도가 1200만 화소에서 5000만 화소로 올라갔다. S25 울트라에는 이에 더해 △2억 화소 광각 △1200만 화소 3배 망원 △5000만 화소 5배 망원 렌즈가 들어갔다. 초광각을 제외한 하드웨어 영역은 S24 울트라와 같다.

무엇보다 야간 촬영 성능이 좋아졌다. 2억 화소 광각 렌즈로 서울 사대문 지역 야경을 촬영해보니 확실히 다른 결과물을 보여줬다. S24 울트라로 찍은 사진은 밝기를 높인 나머지 조명이 있는 부분의 명료도는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S25 울트라는 조명 노출과 대비를 적절히 처리해 사진이 한층 선명해졌다.

갤럭시 S24 울트라(위)와 갤럭시 S25 울트라에 각각 탑재된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로 서울 도심 야경을 촬영한 사진. =성상영 기자
갤럭시 S24 울트라(위)와 갤럭시 S25 울트라에 각각 탑재된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로 서울 도심 야경을 촬영한 사진. =성상영 기자
갤럭시 S24 울트라와 갤럭시 S25 울트라에 각각 탑재된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로 서울 도심 야경을 촬영한 뒤, 남산타워 부분을 100배 확대한 모습. 사진 가운데가 갤럭시 S24 울트라, 오른쪽이 갤럭시 S25 울트라. =성상영 기자
갤럭시 S24 울트라와 갤럭시 S25 울트라에 각각 탑재된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로 서울 도심 야경을 촬영한 뒤, 남산타워 부분을 100배 확대한 모습. 사진 가운데가 갤럭시 S24 울트라, 오른쪽이 갤럭시 S25 울트라. =성상영 기자
같은 사진을 약 100배 확대하니 차이가 명확했다. S24 울트라는 화소가 뭉개지는 수채화 현상이 심한 반면, S25 울트라는 비교적 세밀한 영역까지 표현했다.

사진 불필요한 곳을 지워주는 AI 지우개도 S25 울트라 쪽이 나았다. 바다를 촬영한 사진에서 등대를 지운 결과 S24 울트라는 선택한 영역을 완벽하게 없애지 못했다. 이와 달리 S25 울트라는 어디에 등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티가 나지 않았다.

다른 사진으로 AI 지우개를 실행해도 결과는 같았다. S24 울트라는 지운 영역을 주변 배경에 맞춰 채울 때 AI가 일부 요소만 제한적으로 판단한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S25 울트라의 AI는 좀 더 폭넓게 배경을 분석해 자연스럽게 빈 곳을 메웠다.

바다를 촬영한 사진 속 노란 등대를 'AI 지우개'로 지운 모습. 왼쪽이 원본, 가운데는 갤럭시 S24 울트라, 오른쪽은 갤럭시 S25 울트라. =성상영 기자
바다를 촬영한 사진 속 노란 등대를 'AI 지우개'로 지운 모습. 왼쪽이 원본, 가운데는 갤럭시 S24 울트라, 오른쪽은 갤럭시 S25 울트라. =성상영 기자
자동차 뒤편 간판을 AI 지우개로 지운 모습. 왼쪽이 원본, 가운데는 갤럭시 S24 울트라, 오른쪽은 갤럭시 S25 울트라. =성상영 기자
자동차 뒤편 간판을 AI 지우개로 지운 모습. 왼쪽이 원본, 가운데는 갤럭시 S24 울트라, 오른쪽은 갤럭시 S25 울트라. =성상영 기자
◆'빅스비' 가고 '제미나이' 오고…갤럭시 AI, 누구 실력일까

삼성이 지난 1월 갤럭시 S25 시리즈를 공개하며 강조한 것 중 하나는 AI 비서 기능이다. 기기 측면 버튼을 자체 음성인식 서비스 '빅스비' 대신 구글 '제미나이'가 꿰차면서 빅스비로는 할 수 없는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측면 버튼을 길게 눌러 "서울 송파구에 있는 짜장면 맛집을 찾아서 노트에 목록 정리해줘"라고 해봤다. 제미나이는 몇 초 동안 열심히 웹을 뒤지더니 중국집 5곳을 목록으로 만들어 줬다. '송파구에 있는 짜장면 맛집 검색'과 '검색 결과를 노트에 정리'하는 복합적인 요청을 매끄럽게 수행했다.

화면 속 특정 영역에 동그라미를 그려 검색하는 '서클 투 서치'는 소리까지 검색이 된다. 인터넷이나 다른 앱을 사용하다 홈 버튼을 길게 누른 다음 노래를 흥얼거리면 그 음에 맞는 곡을 찾아준다.

하지만 제미나이나 서클 투 서치는 어디까지나 구글의 영역이다. 구글이 만든 생태계에 몇몇 삼성 기본 앱을 쓸 수 있도록 튜닝한 정도다.

갤럭시 S25 울트라에서 구글 '제미나이'를 실행해 서울 송파구 짜장면 맛집 검색 명령을 내린 결과물. 왼쪽은 구글 '워크 스페이스'를 큰 상태, 오른쪽은 서비스를 온전히 살려 둔 상태. =성상영 기자
갤럭시 S25 울트라에서 구글 '제미나이'를 실행해 서울 송파구 짜장면 맛집 검색 명령을 내린 결과물. 왼쪽은 구글 '워크 스페이스'를 큰 상태, 오른쪽은 서비스를 온전히 살려 둔 상태. =성상영 기자
실제로 제미나이는 구글의 생산성 앱 모음인 '워크 스페이스'를 통해 명령을 처리하는데, 최종 작업을 수행할 때 삼성 기본 앱보다 우선순위가 높았다. 단적인 예로 앞선 짜장면 맛집 검색에서 "노트에 정리해 달라"는 요청에 제미나이는 삼성 노트 앱 대신 '구글 킵' 앱을 썼다.

제미나이는 설정에서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꺼버리자 바보가 됐다. 짜장면 맛집을 찾아 노트에 정리해 달라는 명령에 "무엇을 검색할까요?"라고 되묻는다거나 "그 결과"라는 글자를 노트 앱에 저장했다. 이 때문에 제미나이와 몇 분 동안 티키타카를 벌여야 했다.

삼성이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운 '갤럭시 AI'는 구글과의 협력과 자체 개발 사이 어디쯤에 걸쳐 있는 듯한 모습이다. 현재로선 AI 비서는 제미나이가 맡고, 빅스비는 삼성 제품 간 연동 위주로 역할이 바뀐 상태다. 향후 갤럭시 AI가 고유한 영역을 확실히 구축한다면 AI 스마트폰 경쟁에서 '초격차'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그럼에도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된 AI가 상당히 수준 높은 성능을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외관은 물론 배터리 사용 시간이나 작업 속도 같은 면에서도 딱히 흠 잡을 데가 없다.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이고도 전작 대비 가격을 동결한 점도 칭찬할 만한 대목이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sy@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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