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정부가 브라질산 닭, 계란 수입을 금지하며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닭고기 원산지 현황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맘스터치가 높은 비율로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고 있어 다양한 리스크를 떠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맘스터치가 브라질산 닭을 활용해 판매하고 있는 메뉴에 최근 맘스터치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효자' 제품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 맘스터치는 치킨 패티를 활용한 대표 메뉴 '싸이버거'를 비롯해 순살 치킨 메뉴인 '빅싸이순살' 시리즈를 통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브라질산 가금류 수입 금지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맘스터치가 때 아닌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맘스터치, 지난해 최대 실적 '낮은 원가' 주효
23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함에 따라 브라질산 가금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브라질은 국내 닭고기 수입량 중 약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수입국이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국내 치킨·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의 닭고기 원산지를 둘러싸고 관심이 집중됐다.
당초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치킨 가격이 또 한 번 오를 수도 있다는 시선도 제기됐다. 하지만 bhc, bbq, 교촌치킨 등 대표 치킨 브랜드들은 현재 대부분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우려되는 곳은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다. 맘스터치는 전체 메뉴 약 60%에 브라질산 닭을 활용하고 있다. 맘스터치 시그니처 메뉴인 '싸이버거'를 비롯해, 최근 맘스터치의 매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빅싸이순살' 등 순살 치킨 메뉴를 포함한 32종이다.
지난해 맘스터치의 매출액은 417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0년 2860억원 △2021년 3010억원 △2022년 3325억원 △2023 3645억원 △2024년 4179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업계에서는 맘스터치 매출이 고공행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낮은 원가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맘스터치 매출 원가율은 △2020년 69.8% △2021년 66.7% △2022년 68.7% △2023년 67.5% △2024년 64.7%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매출액 추이와 대비된다.
맘스터치는 시그니처 메뉴 '싸이버거'를 비롯한 치킨버거 메뉴와 순살 치킨 메뉴를 주력을 내세운 상황이다. 특히 치킨은 시그니처 메뉴인 '빅싸이순살'의 판매 호조로 2023년 11%에서 지난해 18%까지 오르며 치킨 단독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맘스터치는 올해 유명 셰프 '에드워드 리'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에드워드 리 빅싸이순살' 등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맘스터치가 분석한 가맹점 판매 데이터 결과에 따르면 치킨류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4% 증가했다.
◆ 브라질산 닭 제품 비중 약 60%, 가격 인상 '우려'
일각에서는 이번 브라질산 가금류 수입 금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맘스터치가 갑작스러운 원가 상승을 면치 못할 것이라 지적했다. 브라질산 닭 가격은 국내산 닭에 비해 최소 50% 가량 저렴하다.
맘스터치가 현재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고 있는 32개 메뉴 중 일부 메뉴는 태국산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 지역 매장의 경우 32개 메뉴 전부 100%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제주지역 매장에 브라질산 닭만을 사용하는 것은 물류비 절감을 위한 것"이라며 "태국산과 함께 활용되는 메뉴의 경우 시기나 점포에 따라 상이할 뿐 정확한 기준이나 비율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맘스터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치킨 메뉴 판매 비중이 높다. 이에 업계에서는 수입 금지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낮은 원가 메뉴 판매를 통해 이뤄낸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맘스터치가 갑작스러운 원가 상승으로 인해 위기를 맞게 될 경우 소비자가 부담을 떠안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매출 원가가 상승할 경우 소비자 가격이 인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맘스터치는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 '싸이버거' 가격은 제품 출시 당시 3800원에서 약 29% 상승한 4900원까지 올랐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10월 한 차례 원성을 사기도 했다. 당시 맘스터치는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공공요금 상승으로 가맹점주의 수익성이 악화돼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대표 메뉴 싸이버거를 비롯한 62종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맘스터치가 몇 년간 낮은 매출원가율을 통해 영업이익 상승을 꾀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부담을 가중 시킨다는 비판이 주도적이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에 대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바는 없다"며 "약 두 달 정도 정산 판매가 가능한 물량을 확보해놓은 상태로 현재는 매장 공급과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책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신속한 대책 강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경쟁사인 롯데리아는 '순살치킨(하프팩·풀팩)' 1개 메뉴에 브라질산 닭을 활용하고 있으며 맥도날드는 '맥크리스피M 클래식버거' 패티에, 노브랜드버거는 '치킨시저샐러드'에 한해 사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