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 비자레알 제너럴모터스(GM) 아태지역·한국사업장 사장이 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GM 한국사업장 창원공장을 찾아 임직원 간담회를 하는 모습 ⓒGM 한국사업장
[빅데이터뉴스 성상영 기자] 최근 철수설이 불거진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한국GM)이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시설·토지 매각한다는 계획을 28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GM 한국사업장 측은 "국내 사업장을 유지하기 위한 자산 매각"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내에서 발을 빼기 위한 사전 조치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GM 한국사업장은 이날 전 직원 대상 공지사항을 통해 자산 매각 방침을 알렸다. 이 회사는 "급변하는 산업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재정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선 GM 한국사업장은 전국에 운영 중인 9개 직영 서비스센터를 차례로 매각한다. 인천 부평공장 내 유휴 자산과 활동도가 낮은 시설, 토지도 매물로 내놓기로 했다. 사실상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셈이다.
회사 측은 "386개 협력 정비센터를 통해 고객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라며 "직영 서비스센터 직원의 고용은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이미 계획된 생산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으론 장기간 부진한 국내 판매 실적이 꼽힌다. 옛 한국GM이 출범한 2002년 이후 국내 판매량은 2016년 약 18만 대로 정점을 찍었다가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에는 2만5000여 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신차가 팔리지 않으면서 서비스센터는 적자에 허덕였다.
GM 한국사업장은 철수 가능성에는 재차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직영 서비스센터의 재정 손실이 회사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부분도 있고, 부평공장에서 차량이 60년 동안 생산되다 보니 노후된 시설이 있다"면서 "(이번 발표는) 비즈니스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헥터 비자레알 GM 아태지역·한국사업장 사장도 공지사항에서 '효율성 확보 차원'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유휴 자산의 가치 극대화와 적자 서비스 센터 운영의 합리화가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노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생산 물량이 전혀 배정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현재 차량 생산 프로그램은 아직 수년이 남아 있다"고 했다.
GM은 한국사업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생산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완성차 판매량은 총 49만9559대로 이 가운데 47만4735대가 수출 물량이다.
생산량 대부분을 수출에 의존하는 실정이지만, 해당 차량 모두 내연기관 모델인 데다 전동화 버전 개발 계획도 없다. 오는 7월 하순부터 예정된 부평·창원공장은 설비 개선 공사 역시 친환경차 생산과는 관련 없이 미국 안전 규제 대응이 주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설에 더해 구조조정 계획까지 나오면서 노사 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GM 한국사업장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기본급 인상과 별개로 대규모 국내 투자를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거론되는 사안이 고용 위기와 직결되는 만큼 회사 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GM 한국사업장은 29일 임금교섭 상견례 자리에서 노조에 자산 매각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