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달 15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그룹 신입 공채 교육 현장에서 신입 크루들과 소통하고 있다.
[빅데이터뉴스 장소영 기자] 카카오가 2026년을 인공지능(AI) 중심의 대전환 원년으로 삼고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카카오의 새로운 15년이 시작되는 해”로 규정하고, AI 에이전트와 웹3 기반 글로벌 팬덤 전략을 양대 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 컨센서스는 8조 894억원, 영업이익은 6871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카카오는 2025년에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카카오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을 발판으로 올해 AI 서비스의 실질적인 수익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카카오는 올해 AI 전략의 방향을 기존 ‘생성(Generation)’ 중심에서 ‘행동(Action)’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키워드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질의응답형 인공지능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 단계까지 수행하는 자율형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카카오는 에이전틱 AI를 카카오톡에 적용해 항공권 예약, 숙소 결제, 음식점 예약 등 실제 행위가 메신저 안에서 이뤄지는 구조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최근 2년 만에 공식석상에 나서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 그룹 신입직원 교육 현장에서 “AI 시대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누구나 상상한 것을 직접 구현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차세대 언어모델 ‘카나나-2’를 지난달 업데이트했다. 카나나-2는 에이전틱 AI 구현을 위한 핵심 도구로, 멀티턴 도구 호출 데이터를 학습시켜 지시 이행 능력과 도구 활용 역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복잡한 사용자 요구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도구를 스스로 선택해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카카오는 카나나 개발 과정에서 ‘저비용·고효율’ 모델 전략을 채택했다. ‘전문가 혼합(MoE·Mixture of Experts)’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여러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뒤 작업 유형에 따라 필요한 모델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목받은 중국 딥시크가 채택한 구조와 유사하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AI 전략이 금융 영역까지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와 오픈AI 제휴를 통한 자율형 에이전트 효과가 자산관리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며 “AI 어시스턴트 내재화를 통해 사용자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과 수익률 관리까지 실시간으로 지원하며 기존 금융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AI와 함께 웹3를 또 다른 성장축으로 삼아 ‘글로벌 팬덤 OS’ 전략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팬덤 OS는 카카오가 보유한 슈퍼 IP, 플랫폼, 온·오프라인 인터페이스 등 풀스택 자산을 결합해 전 세계 팬들이 소통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팬덤 생태계를 구축하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웹3 기술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소유권, 인증, 결제 기록 등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굿즈, 티켓, 멤버십 등 팬덤 거래 구조에 웹3 기술을 적용해 신뢰성과 확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웹3 인프라를 팬덤 결제 영역에 우선 도입한 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결제와 금융 영역까지 확장하는 ‘넥스트 파이낸스’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웹3는 이용자가 데이터 소유권을 직접 보유하고 블록체인 위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조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등이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 꼽힌다.
정신아 대표는 신년사에서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머무르지 않고 AI를 개인의 역량과 아이디어를 증폭시키는 창의적 승수로 삼아 1+1이 2를 넘어서는 도전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와 웹3 전략의 단기적인 수익성에 대해 신중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보고서를 통해 “카나나 등 AI 서비스 도입으로 사용자 행동 반경은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메신저에 국한되지 않는 이용성이 검증되고 외부 파트너 연동이 본격화되는 2027년 이후에야 수수료 등 실질적인 수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