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황인석 기자] 서울 용산 모다갤러리에서 달항아리를 매개로 회화와 도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시가 이번 주 토요일 개막한다. 달항아리 회화의 거장 고영훈 작가와 도예가 이규 작가의 작업이 나란히 걸리며 한 조형이 두 매체 안에서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는지를 보여준다.
달항아리라는 하나의 조형적 주제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세대와 방식의 예술이 교차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적 조형성의 지속성과 변화를 동시에 드러내는 구조로 기획됐다.
고영훈 작가는 달항아리를 회화로 탐구해 온 작가로, 그의 화면에서 달항아리는 단순한 형태를 넘어 빛과 여백, 질감이 어우러지며 존재와 비움의 미학을 담는 그릇이 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를 탐색하는 그의 작업은 달항아리를 사유의 공간으로 전환시킨다.
이규 작가는 손으로 흙을 빚어 달항아리를 만드는 도예가다. 전통 백자의 절제미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덧대어 달항아리를 동시대 입체 예술로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 물질로서의 달항아리와 이미지로서의 달항아리가 같은 공간 안에서 공존하며 서로 다른 감각의 결을 만들어낸다.
달항아리는 조선 후기 백자의 대표적 형태로, 좌우 대칭보다 자연스러운 곡선과 미묘한 불균형에서 아름다움이 우러나는 조형이다. 여백과 절제, 소박함이라는 한국 미학의 가치를 담은 이 형태는 최근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수석 부관장 자비에 살몽(Xavier Salmon)이 이규 작가의 작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달항아리 제작 과정에 관심을 보인 일이 알려지며, 한국 전통 도자에 대한 글로벌 시선이 높아지고 있다.
전시에는 플라워 아티스트 이유림 작가의 설치 작업이 더해진다. 꽃과 식물로 구성된 공간 연출이 도자와 회화 사이에 유기적인 흐름을 부여하며,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감각적 풍경으로 완성한다.
모다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달항아리라는 조형을 매개로 회화와 도자가 만나는 접점을 조명하는 자리"라며 "두 작가의 작업을 통해 한국 전통 미감이 현대 예술 안에서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세대를 넘어 전통과 현대가 달항아리 하나를 중심으로 대화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미감의 가능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제안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황인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hi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