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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 딥체인지③] 정유 의존 탈피한 에쓰오일...종합 에너지·화학기업 도약 가속

2026-04-06 15:26:31

정유산업 부진에 석유화학 '샤힌 프로젝트'로 돌파구 마련
사우디 아람코와 협업 시너지...수율 높여 경쟁력 확보 차원
액침냉각유 제품 공개 및 바이오 선박유 진출 검토 병행
"고효율 공법 물량 전부 아냐...시장 단기 영향 제한적일 것"

에쓰오일 회사 로고.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 회사 로고. 사진=에쓰오일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편집자주> 국내 정유·화학 업계가 원유 도입 방식 확대부터 배터리·수소 등 미래 에너지로의 체질 개선까지 사업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에너지 산업 등에 주력하고 있는 각 사의 현황을 짚어보고, 향후 과제를 기업 별로 분석해본다.

에쓰오일(S-OIL)이 전통적인 정유 사업의 한계를 넘어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 개편 압박 속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설비인 ‘샤힌 프로젝트’ 완공을 밀어붙이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동시에 데이터센터·배터리 시장 진출 및 친환경 바이오선박유 사업 검토 등 신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체질 개선의 핵심으로 꼽히는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총 9조2580억원을 투입해 구축 중인 첨단 석유화학 복합시설이다. 지난달 기준 공정률 95%를 기록했으며, 오는 6월 기계적 완공을 거쳐 12월 시운전 및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동 시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를 통해 연간 180만 톤의 에틸렌을 포함해 총 320만 톤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에쓰오일은 이를 통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해 온 정유 부문 의존도를 낮추고, 현재 12.8% 수준인 석유화학 부문 매출 비중을 2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요 불확실성에 대비한 판로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월 사우디아람코 계열 화학기업 사빅(SABIC)과 2030년까지 약 5조5000억원 규모의 폴리에틸렌(PE)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에쓰오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유가 하락과 시황 약세 영향으로 2882억원에 그쳤다. 정유(1571억원 적자)와 석유화학(1368억원 적자) 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윤활 부문이 5821억원의 흑자를 내며 실적을 방어했다.

이 같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대주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의 시너지와 원가 경쟁력이 있다. 샤힌 프로젝트에는 아람코의 ‘원유-화학 직전환 기술(TC2C, Thermal Crude to Chemicals)’이 국내 최초로 상업 적용된다. 기존 나프타분해설비(NCC)가 외부에서 나프타를 조달해 생산하는 구조라면, TC2C는 정제된 원유를 곧바로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원유 대비 화학제품 전환 수율은 기존 15~18% 수준에서 60~70%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에서도 에쓰오일은 정유 설비 가동률 90%를 유지할 수 있다”며 “오는 6월 완공 예정인 샤힌 프로젝트(연간 에틸렌 생산 180만 톤)에 대한 우려도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국내 NCC가 나프타의 70%를 수입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자체 정유설비에서 원료를 생산·공급하는 구조”라며 “샤힌 프로젝트가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석유화학 제품 공급 차질이 예상되는 시점과 맞물려 가동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샤힌 프로젝트를 둘러싼 시선은 엇갈린다. 중국과 중동 등 후발주자의 기술 발전과 대규모 증설로 글로벌 공급 과잉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해당 기술 우위가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로 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추세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공법이 효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아직 실제 가동이 이뤄지지 않아 성능이 검증된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 시점에서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명된 수준의 효율이 구현된다면 일반 석유화학 기업에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지만, TC2C 공정 물량이 전체 180만 톤 전부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어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따라 자율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270만~370만 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 능력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에쓰오일은 연간 180만 톤의 신규 물량을 추가하는 ‘나홀로 증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구조 재편 흐름과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에쓰오일은 해당 설비가 탄소 배출 저감과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 첨단 시설인 만큼 ‘저효율 설비 감축·고효율 설비 중심 재편’이라는 정부 정책 방향과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울산 지역의 중간 원재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단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확대와 함께 ‘열관리 솔루션’과 ‘친환경 연료’를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최근 ‘인터배터리 2026’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전기차 배터리 등 고발열 환경에 적용 가능한 액침냉각유 ‘e-쿨링 솔루션’을 공개했다. 기존 선박용 연료에 혼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바이오선박유 사업도 올해 검토에 나섰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샤힌 프로젝트 완료 시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다변화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추가 성장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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