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IT·전자

법원, '급식 몰아주기' 삼성 계열사 과징금 2349억 취소

2026-04-23 15:07:22

삼성, "웰스토리 단가, 직원 급식불만에 높인 것...몰아주기 아냐"
고법 "공정위 제출 증거만으로 부당지원으로 보기 어려워"
삼성전자·디스플레이·전기·SDI 등에 부과된 과징금 부적법
재판부 "지원 의도·상당한 이익·미전실 주도, 전부 불인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삼성그룹이 계열사 구내식당 일감을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준 행위가 법원에서 위법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공정거래당국이 부과한 과징금 역시 취소됐으며 법원은 위법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3일 서울고법 행정3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와 웰스토리를 상대로 부과한 약 2300억원 규모 과징금 처분이 부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행위’ 가운데 최대 규모 제재로 모두 취소됐다.
재판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근거 가운데 핵심이었던 ‘지원 의도’에 대해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계열사 차원의 조직적 지원이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부당지원 성립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또한 내부거래 구조 자체만으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간기업이 모든 사업장에서 경쟁입찰을 실시하거나 복수 사업자에 물량을 분산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며 수의계약 방식이 위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거래 조건의 부당성 여부에 대해서도 공정위와 다른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단체급식 사업의 특성상 서비스의 연속성과 안전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특정 사업자와의 안정적 계약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해당 계약이 경쟁사업자 대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과도한 이익을 보장했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미래전략실 개입 여부와 관련해서도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미전실이 없었다면 삼성웰스토리가 해당 물량을 수주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삼성 측이 제시한 사업 구조 논리도 일정 부분 받아들여졌다. 삼성은 "웰스토리 이익이 그룹 차원의 핵심 수익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시 삼성물산 내에서도 건설 부문이 주요 이익원이고 바이오 사업 투자에만 약 1조6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웰스토리 수익만으로는 이를 충당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직원들이 급식에 불만을 가지면서 식자재 투입이 늘어나며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었고 이에 따라 계약 구조를 조정했다는 주장 역시 경영상 필요에 따른 대응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지원 혐의로 삼성전자 등 5개 계열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2349억원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문제가 된 것은 단순 내부거래가 아닌 확고한 지원 의도와 구조였다. 법원은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계열사 급식 물량을 웰스토리에 몰아준 것은 물론 식재료비 마진 보장·수수료로 인건비의 15% 추가 지급 등의 계약 조건을 설정한 점을 위법 요소로 봤다. 또 경쟁입찰을 여러번 무산시킨 것도 반영됐다.

특히 웰스토리가 계열사 거래를 통해 확보한 이익이 배당을 통해 삼성물산으로 이전되고 다시 총수일가로 귀속되는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경제적 합리성보다 특정 회사 지원을 위한 거래 구조”라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사실상 이재용 일가 회사인 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전부 몰아준 것"이라며 "이런 계약 방식은 동종 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웰스토리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골적인 지원 배경에는 미전실의 지시가 있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어 공정위는 웰스토리가 2013~2019년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와 거래해 총 485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단체급식 시장 전체 영업이익의 39.5% 수준이다. 웰스토리는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다.

이에 삼성웰스토리가 부당지원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결국 총수일가에게 흘러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2019년까지 삼성웰스토리로부터 총 2758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같은 기간 웰스토리의 당기순이익이 357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77%에 달한다.

재판부는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모든 과징금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리스트바로가기

헤드라인

빅데이터 라이프

재계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