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부산 감만에 국내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 광양, 부산 자성대까지 3곳의 컨테이너 터미널 개장 경영난 빠지며 2002년 국내 터미넝 매각해 임차 사용 2006년 부산신항 터미널 운영사 선정돼 ‘허브’로 활용
1999년 1월의 현대상선 부산항 감만 컨테이너 터미널 전경. 사진= HMM 50년사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현대상선은 국내에서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을 확보하며 항만물류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CUT(California United Terminals)를 완전히 자영화하여 운영시스템을 개발하고 WUT(Washington United Terminals) 개장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던 것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것이다.
먼저, 1998년 4월 새로 조성돼 운영을 시작한 부산 감만 컨테이너 터미널에 전용 터미널(HGCT, Hyundai Gamman Container Terminal)을 개장했다. 부산 감만 컨테이너 터미널에는 현대상선을 비롯해 한진해운·대한통운·조양상선 등 4개 선사가 각 1개씩의 전용 터미널을 마련했다.
현대상선의 HGCT는 안벽 길이가 350m로, 5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기항할 수 있으며, 연간 35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와 능력을 갖추었다. 여기에 갠트리 크레인 3기, 트랜스퍼 크레인 10기 등 첨단 장비를 갖추었고, 자체 개발한 전산시스템으로 모든 항만 운영을 자동화했다. 특히 컨테이너 반출입을 사람이 아닌 카메라가 자동으로 인식하여 파악하는 게이트자동화시스템(Gate Automation System)을 국내 최초로 구축해 화제를 모았다.
HGCT는 개장 100일 만에 처리물량 10만TEU를 돌파한 데 이어 2000년 7월에는 부산 감만 터미널의 4개 운영사 가운데 가장 먼저 처리물량 100만TEU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일 평균 생산성이 1200개에 달하는 성과였다.
1998년 10월에는 1997년에 준공한 전남 광양항에 국내 선사 중 처음으로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HKCT, Hyundai Kwangyang Container Terminal)을 개장했다. HKCT는 길이 350m, 수심 15m에 야드 면적이 70만㎡에 육박하는 규모로, 연간 24만TEU의 처리능력을 갖추었다. 이 터미널에도 갠트리 크레인 2기를 비롯해 HGCT와 같은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갖춰 항만 운영을 자동화했다.
현대상선은 HKCT를 통해 아시아~미주북서안, 아시아~유럽 등 4개 항로 16척의 선박이 매주 4차례 기항하며 화주들에게 더욱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외국 선박의 기항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 결과 개장 후 1년 동안 처리한 총 11만TEU의 물량 중 외국 선사 화물이 절반을 훨씬 넘는 7만TEU를 차지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2001년 당시 현대상선은 해외 3곳을 비롯하여 국내에도 부산 감만 및 자성대, 광양 등 3곳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시기에 현대상선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바람에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컨테이너 터미널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만 매각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CUT와 WUT는 전략적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판단이 우세해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또 가오슝 터미널은 입찰 결과 응찰가가 너무 낮아 매각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매각 절차를 중단했다. 결국 국내 터미널만이 매각 대상이 됐다.
국내의 3개 전용 터미널에 대한 입찰 결과 홍콩계 허치슨 포트 홀딩스(HPH)와 우선 협상을 진행했다. 그리고 협상 결과에 따라 2002년 1월 15일 허치슨과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터미널 임차 사용을 위한 계약도 동시에 체결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국내에서 자체 운영하는 터미널 없이 선석을 임차하여 수출입 화물을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국내 터미널 매각 작업은 2002년 2월 매각대금이 입금되고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종결됐다. 또 현대상선이 가지고 있던 항만하역면허도 말소됐다.
기존 부산항은 급증하는 물동량에 비해 항만 시설이 부족하여 컨테이너 전용 부두가 아닌 일반 부두에서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는 등 컨테이너 시설의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졌다. 이에 정부는 날로 증가하는 물동량과 대형화·고속화하는 컨테이너선의 규모에 맞춰 항만시설을 현대화·대형화한 부산신항을 건설하기로 했다. 동북아 국제 물류 중심 항만 육성, 물류 경쟁력 강화,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신항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1997년 부산신항 건설공사가 시작됐다.
3단계로 추진하는 부산신항은 총 14.71km의 길이에 45개 선석이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현대상선은 이 중 부산항만공사가 주관하여 2006년 3월 실시한 2-2단계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선정 입찰에서 운영사로 최종 선정됐다.
이 시설은 길이 1150m, 야드면적 55.3만㎡에 연간 200만TEU의 처리 능력을 갖춘 컨테이너 터미널로, 현대상선은 30년간 독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국내 터미널 3곳을 매각한 지 4년여 만에 다시 국내 전용 터미널 사업에 복귀하게 됐다. 현대상선이 부산신항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을 확보한 것은, 국내 물류의 거점이 될 허브를 다시 확보하여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나아가 미주 서안과 부산신항을 연결함으로써 운항 스케줄의 신뢰성을 높이고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