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신임 사장 취임 이후 AX 전환 위한 체계 개편 지속 전임 경영진의 MS 제휴가 경쟁력 훼손 지적 제기돼 계약 ‘엑시트’ 후 KT클라우드 중심 전략 필요성 대두
KT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박윤영 KT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인공지능(AI)과 인사 전반에서 ‘정상화’를 향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통신업계는 KT가 외부 수혈 의존으로 정체성이 약화됐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지휘체계 재편을 통해 회복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계약 구조가 관건으로, 실효성 있는 출구 전략이 가능할지가 핵심이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 신임 사장 취임 이후 KT의 AI 및 클라우드 사업 지휘체계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김봉균 부사장이 지난 1일 B2B 사업 컨트롤타워인 엔터프라이즈부문을 맡은 후, 약 보름 만에 자회사 KT클라우드 대표까지 겸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본사와 자회사 간 결합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KT클라우드는 2022년 분사 이후 독립 경영 기조를 유지해왔다. 다만 AX(AI 전환)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AI 데이터센터(AIDC) 고도화가 수익성 확보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면서 역할과 입지 확대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네트워크·클라우드·데이터·보안이 하나의 구조로 결합된 통합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 만큼, 본사 조직과의 긴밀한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과거 경영 체제에 대한 반성이 반영됐다는 풀이도 나온다. 앞서 KT는 2024년 MS와 5년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약 2조 4000억 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결정하며 ‘한국형 AI’ 개발을 추진한 바 있다. 이는 김영섭 전 KT 대표가 LG CNS 재임 시절 경영 개선의 핵심 동력이었던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중심 전략을 KT에 이식한 결과였다. 그러나 자체 기술 개발 대신 빅테크 모델을 도입해 운영하는 방식은 단기적인 수익성 제고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독자 AI 모델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임 LG CNS 출신 경영진 체제에서 추진된 사업 방향이 KT의 본질적인 강점을 훼손했다”며 “KT가 충분한 역량을 지녔고 자회사인 KT클라우드까지 보유했음에도 외부 의존도를 높인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전국 단위 네트워크와 공공·기업 고객 기반을 갖춘 KT가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빅테크 의존 구조’에 머물렀다는 내부 비판도 이어졌다.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기술 주도권이 MS로 넘어갔고, 성과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경쟁사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사이, KT는 정부의 독자 AI 모델 사업 정예팀 선정에서 제외된 바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시 결국 경영 전략과 법률의 문제”라며 “전략적 제휴와 계약 구조 설계가 핵심인데, 현장에서는 엔지니어 중심 의사결정으로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파트너 선정 과정에서도 단순한 인지도보다는 실제 산업 주도력과 전략적 적합성을 따져야 한다”며 “산업 이해도와 함께 법률·경영 관점이 결합되지 않으면 판단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빅테크 및 이공계 중심 의사결정 구조가 강화되면서 이러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 만큼 KT의 시급한 과제로는 MS와 협력 수준을 재조정하고, 독자 AI 역량을 회복하는 것이 과제로 제시된다. 현 시점에서 계약 파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계약 기간이 상당 부분 남아 있는 만큼 전략적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관건은 계약 체결 당시 KT가 조건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했는지 여부다.
황 교수는 "AI 시대에 MS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제휴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조건을 다시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계약 조건에서 엑시트 플랜을 얼마나 유연하게 설계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엑시트가 가능하다면 출구 전략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속된 말로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