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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폰’ 경쟁 뒤엔 고가요금제…통신시장 보조금 미래는

2026-05-18 16:10:56

보조금 지급 후 고가 요금제 유지 통한 수익성 유지
정치권 규제 움직임에 보조금 경쟁, 위축 가능성 커져
무선 수익성 둔화 시 비통신 신사업 속도전 전망

통신3사 로고 붙여진 대리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통신3사 로고 붙여진 대리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가정의 달 성수기를 맞아 이동통신사들의 기기변경 지원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겉으로는 파격적인 보조금 공세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가 요금제 의무 유지를 조건으로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특히 정치권이 고가 요금제 중심의 지원금 쏠림 현상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어 향후 보조금 경쟁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무선 사업의 수익성 둔화 직격탄을 맞은 이통사들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이후 처음 맞는 ‘가정의 달’ 성수기를 계기로 통신사들의 기기변경 지원금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예컨대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부터 공통지원금을 최대 70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KT 역시 같은 날 최대 60만 원 수준으로 지원금을 확대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상향한 50만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타사 고객 유치에 지원금이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번호이동 보다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기 위한 ‘기기변경’ 혜택이 더 커진 점은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쟁이 단순한 출혈 경쟁이라기 보다, ‘고가 요금제 청구서’를 매개로 마케팅 재원을 상당 부분 회수하는 수익 구조에 기반한다고 보고 있다. 단말기 2년 약정을 통해 가입자를 장기간 묶어두는 동시에, 10만 원대 고가 요금제 유지와 부가서비스 가입 등으로 지출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최신 단말기로 교체하려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수 십 만 원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경쟁의 수혜를 체감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고가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가입을 사실상 반강제로 수용해야만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어 가계 통신비 착시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판매 현장에서는 실적 부담과 경쟁이 격화되면서 대리점의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역시 이 같은 시장 과열 양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서 현재와 같은 지원금 경쟁 구도가 장기간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실제 국회는 고가 요금제 가입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현상을 문제로 보고, 요금제별 지원금 차이를 제한하기 위한 입법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1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은 지난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요금제 간 지원금 차이가 대통령령 기준을 초과할 경우 차별 지급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했다. 고가 요금제 가입자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제공하는 구조를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 기조 속에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는데, 정부가 다시 가이드라인을 씌우는 것은 과거 단통법 시절로의 ‘퇴행’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통신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위축되면 전체 보조금 규모가 하향 평준화돼 소비자 후생 감소와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이미 저가 요금제를 선호하는 이용자 상당수가 알뜰폰(MVNO)으로 이동한 만큼, 법안 통과로 프리미엄 요금제 보조금이 일부 축소되더라도 시장 전체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역시 이통사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통신 서비스가 국민 생활과 밀접한 필수 서비스인 만큼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통 3사는 모든 데이터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이후에도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한 5G 요금제 최저 구간을 2만~3만 원대 초반으로 신설하고, 이용자의 사용 패턴과 데이터 소비량 등을 분석해 최적의 요금제를 안내하는 ‘최적요금제 고지’ 제도도 오는 10월 도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무선 사업 영역에서의 마진율 저하가 가시화되면서, 이통사들은 생존을 위해 인공지능(AI), 초거대 데이터센터(AIDC), 클라우드 등 비통신·테크 신사업으로의 확장에 집중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AX 전환을 주도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T는 AI와 클라우드,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AI를 중심으로 기업용 인프라와 차세대 플랫폼 등 미래 먹거리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판매 장려금을 책정하는 것이고, 특정 조건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고객을 유치하면 유통망에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 판매 장려금이 추가적인 보조금 재원이 돼 고객 혜택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가 요금제와 저가 요금제에 대한 판매 장려금에 일정 기준을 두고 제한할 경우 전체 장려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장려금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각 사업자가 시장 상황을 전망해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일정 기준이 생기면 자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고가 요금제 구간에서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 역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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