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유명환 기자] 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16종이 일제히 상장되며 자산운용업계가 본격적인 격돌에 돌입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4조원 규모의 신상품이 8개 운용사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보수 인하 경쟁과 함께 출시 직후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함께 부각되는 양상이다.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가 오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을 상장한다.
한국거래소는 ETF·ETN 합산 18종을 상장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8종을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상장 대상은 △ETF 16종 △ETN 2종이다.
상장 규모는 총 4조3227억원에 달한다. △ETF 신탁원본액 합계 4조1227억원 △ETN 발행원본액 합계 2000억원 규모다.
출시 일정은 한 차례 변경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22일 출시를 예상했으나 정부의 핵심 자본시장 정책인 '국민성장펀드' 출시 일정과 겹치면서 투자 수요 분산을 막기 위해 월말로 변경됐다.
이 상품은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며 인버스 ETF는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익이 나도록 설계됐다.
선물 기반 상품도 함께 상장된다. △KIWOOM 삼성전자선물 단일종목 레버리지(키움운용) △1Q 삼성전자선물 단일종목 레버리지(하나운용)가 선물 2배 추종 상품으로 상장되며 △PLUS 삼성전자선물 단일종목 인버스2X(한화운용)도 함께 출시된다.
핵심 격전지는 운용보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가 연 0.0901%로 최저 보수를 책정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ETF △KB자산운용 RISE ETF △하나자산운용 1Q ETF가 각각 연 0.091% 수준이다.
신한·한화·키움·삼성은 비교적 높은 보수를 책정했다. 실제 △신한자산운용 SOL ETF 0.1%(레버리지·인버스 모두) △한화자산운용 PLUS 삼성전자 레버리지 0.1%·인버스 0.49% △키움자산운용 KIWOOM ETF 0.25% 등으로 출시 초기 격차가 분명하다.
투자 수요도 상품 출시 전부터 폭발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거래 사전교육' 온라인 과정 신청자는 지난 10일 기준 2만9461명으로 집계됐다.
수료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신청자 중 2만7386명이 교육을 이수했고 지난달 28일 교육과정 개설 이후 약 2주 만인 지난 8일 신청자와 수료자가 각각 2만명을 넘어서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투자자 자격 요건은 까다롭게 설정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거래하려면 △기존 사전교육 1시간 △심화 교육 1시간을 추가로 이수해야 하고 △1000만원 이상의 기본 예탁금도 설정해 둬야 한다.
상장 가능 종목 요건도 엄격하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시가총액 10% 이상 △거래량 5% 이상 등 까다로운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종목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이 될 수 있다.
다만 단일종목 기반인 만큼 변동성 우려도 크다. 기초 종목이 하나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 실적 △반도체 업황 △외국인 수급 △HBM 투자 사이클 등에 따라 ETF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고 기초 주권이 매매거래정지나 상장폐지될 경우 ETF·ETN도 동반 정지·폐지될 수 있도록 상장 규정이 정비됐다.
금융당국도 사전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8일 제2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 "금융회사의 과도한 빚투와 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는 행위에 대해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미국·홍콩 등 해외 시장으로 빠져나가던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정책 의지가 반영된 상품"이라며 "다만 △단기 방향성 매매 성격이 강한 데다 △반도체 변동성이 직접 ETF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전술적 매매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