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IP 강화와 신작 힘입어 1분기 호실적 성과 내 게임 BM 개편 노력 빛 봐... 무소과금 유저 포용 집중 글로벌 공략이 핵심 과제…BM 고도화가 향후 분수령 "BM 개편 뿐 아닌 서구 겨냥 게임 퀄리티 도약 필요"
엔씨 본사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엔씨가 다년간의 체질 개선 끝에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성공적인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다만 타 게임사 대비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무·소과금 이용자도 플레이 가능한 방향으로 게임 환경을 개편 중이지만, 시장 내 인식 개선과 수익 모델(BM) 구조 안착, 게임 퀄리티 향상은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수년간의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와 IP 다변화 전략을 병행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엔씨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574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4.7%, 영업이익은 2070.1% 증가한 수치로,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증명하는 성과라는 평가다. 긍정적인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으로, 시장에서는 매출 6518억원, 영업이익 128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과금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이 자리한다.
엔씨는 2021년부터 소수의 초고과금 이용자에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무과금 및 소과금 이용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 환경 조성에 집중해왔다.
경쟁 유도형 BM에서 벗어나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대중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과금 이용자만 남는 기형적인 구조에서는 헤비 유저의 성취감이 반감될 뿐 아니라 게임 생태계 자체의 지속 가능성도 급격히 약화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월 2만9700원의 월정액 과금 모델을 유지하고 있는 리니지 클래식이다.
또, 신작인 아이온2의 매출 구조도 이러한 다각화 기조를 반영한다. '아이온2'는 정기 결제 형태의 멤버십이 약 25%, 캐릭터 꾸미기 스킨 판매가 약 25%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게임 내 재화 '큐나' 기반의 소비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홍원준 CFO는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이 큐나를 통한 아이템 구매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큐나 기반 아이템 매출이 약 25~30% 수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와 달리 해외 시장에서의 BM 구조 인식 격차는 여전히 크다.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을 비롯한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플랫폼을 위주로 해외 공략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아시아 유저와 미국·유럽 유저 간의 성향 차이가 크게 작용한다. 아시아 유저들은 게임 내 재화를 구매하거나 돈을 써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고 오히려 그런 성장 방식 자체를 하나의 플레이 요소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미국·유럽 유저들은 게임 역사가 오래된 만큼 돈으로 승부가 갈리거나 아이템 구매를 통해 우위를 점하는 구조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엔씨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한국이 58%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27%, 북미·유럽 등 서구권은 15%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해외 매출 비중이 35%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1분기 42%로 개선됐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국내 주요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 넥슨의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62%, 넷마블은 79%에 달한다. 크래프톤의 경우는 95.9%에 육박한다.
그런 만큼 글로벌 시장의 문턱을 넘기 위한 핵심 과제로는 단연 비즈니스 모델(BM)의 정교한 현지화가 꼽힌다. 현재 엔씨는 글로벌 공략의 선봉에 ‘아이온2’를 내세우고 있다.
올해 3분기 글로벌 무대에 본격적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박병무 공동대표가 글로벌 출시 버전에서 서구권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렴해 BM 구조의 세부 비중을 조정할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향후 이 조율 과정이 글로벌 흥행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서구권 공략을 위해서는 BM 구조 개편을 넘어 게임 퀄리티 자체의 도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위정현 교수는 "결국 서구권 시장에 맞추려면 결과 중심의 BM보다 게임 자체의 퀄리티를 높여 이용자들에게 어필하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 세계관과 시나리오, 그래픽, 캐릭터 등 전반적인 요소들이 모두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라며 "결국 서구권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성장 구조가 아니라 높은 수준의 게임 퀄리티"라며 "아직은 엔씨 게임들이 유럽·미국 시장 이용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완전히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