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공장 분할로 구조조정 속도…순차입금 감소·손익 개선 기대 범용 사업 축소·스페셜티 확대 추진…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가속 신평사 "추가 체질 개선 필요"…롯데케미칼 "단기 손익보다 구조 전환"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롯데케미칼이 대산 공장 분할을 시작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재무구조 개선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이 재무 부담을 줄이고 스페셜티 중심 사업 구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3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구조재편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롯데케미칼은 1일 대산 석유화학 공장을 물적분할해 자회사인 롯데대산석화를 설립했다. 계획 수립 당시 분할 기일은 지난 1일로, 분할 등기는 2일로 예정한 데 따른 움직임이다. 이어 오는 9월에는 분할된 대산 공장을 합작사인 HD현대케미칼에 흡수합병한다. 이후에는 통합 HD현대케미칼이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자산을 상각하며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수혈받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업재편이 롯데케미칼의 재무 부담을 덜어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분할 과정에서 차입금도 함께 이관되면서, 기존 6조 7000억 원에 달하던 순차입금이 1조~1조 20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산 공장이 연결 실적에서 제외됨에 따라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손익 개선 기틀도 마련됐다. 하나증권은 감가상각비 1500억원, 금융비용은 500억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아울러 대산 공장을 시작으로 여수 공장 합작법인 설립과 말레이시아 타이탄 매각 등 남은 카드가 차례로 현실화되면 실적 반등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자산 효율화가 완료되면 롯데케미칼의 유효 에틸렌 생산능력은 2025년 475만 톤에서 2027년 250만 톤으로 약 47% 축소된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하면 연간 약 5800억원에 달하는 손익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용평가업계와 자본시장의 기류에는 여전히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구조조정의 손익계산서가 법인별로 다르게 쓰일 수 있어서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통합 법인인 HD현대케미칼의 경우 정유·석유화학 수직계열화에 따른 생산 효율성 제고, 고부가 제품 라인업 확대, 자본 확충 등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존속 법인인 롯데케미칼에는 지켜봐야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국내 나프타 분해 시설 연결 손익을 떼어내며 적자는 줄어들 전망이지만 풀어야 할 재무적 난제들이 여전한 탓이다.
실제로 구조 재편 이후에도 롯데케미칼이 감내해야 할 리스크는 적지 않다. 통합 법인 차입금에 연동된 자금보충 약정이 발목을 잡는 데다, 약 6000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 의무도 짊어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사실상 부채 역할을 하는 주가수익스왑(PRS) 계약 부담과 해외 NCC 법인의 수익성 압박도 깊어, 단기간 내에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따른다.
이 때문에 한국신용평가는 대산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는 2028년 말에도 롯데케미칼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2025년 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 구간에 머물러 있어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에 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이유를 단순히 수익성 측면에서만 볼 필요는 없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범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스페셜티 중심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사업 재편을 통해 범용 사업 비중은 줄이고 스페셜티 사업은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전통적인 NCC 기업 가운데서도 가장 빠른 수준으로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기업의 유불리나 단기 손익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며 "이번 사업 재편은 공장을 영구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시황 회복 시 재가동이 가능한 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당장의 수익성과 직접 연결해 해석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