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 흥행에도 주가 하락…차기 모멘텀 시험대 흥행만으론 부족…후속작·주주 소통이 새 평가 잣대 반도체 쏠림 속 게임주 소외…대외 행보 강화 과제
펄어비스 홈페이지. 이미지=펄어비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메가 히트작 '붉은사막'을 배출한 펄어비스가 차기작 공백 우려와 AI 중심의 시장 재편 속에서 주가 변동성을 겪고 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단순한 '흥행 한 방'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인 '다음 모멘텀'으로 향하고 있다. 히트작을 보유하더라도 후속 라인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장 기대감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적극적인 대외 커뮤니케이션과 주주 소통을 포함해 이전과는 다른 기업가치 제고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펄어비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일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작 '도깨비'와 'PLAN 8'의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도깨비는 개발 완성도와 마케팅 효과를 고려해 2028년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월 출시돼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붉은사막'은 대규모 업데이트와 DLC, 플랫폼 확장, 가격 전략 등을 통해 흥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가격과 출시 일정은 오는 3분기 중 공개할 예정이다.
펄어비스가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한 배경에는 이와 상반된 주가 흐름이 있다. 붉은사막 출시 이후 지난 4월 1일 종가 기준 7만2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8일 장 종료 시점에서 3만3650원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차기작 출시 일정이 장기화되면서 신작 공백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 모멘텀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9.6% 증가한 3285억원, 영업이익은 2584.8% 늘어난 2121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주가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허진영 펄어비스 CEO. 이미지=연합뉴스
증권가는 시장이 이제 구체적이고 촘촘한 신작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DS투자증권은 2026년 실적이 정점을 찍은 뒤 2027년 실적 감소 폭이 크지만,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 기준 10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주가의 핵심 동력은 DLC와 '도깨비' 관련 신규 정보 공개가 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도깨비의 실제 출시 시점이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흥행작을 장기간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운영 역량도 기업가치 산정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DLC와 플랫폼 확대, 후속작 등을 통해 이용자를 장기간 붙잡아 두며 매출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비용 구조 개선과 직접판매(DTC)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기업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제 주가 차별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은 6개월 전 22만9500원, 3개월 전 23만8000원에서 8일 기준 24만5000원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크래프톤은 2027년까지 10종에 가까운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이다. '팰월드' 모바일과 '딩컴 투게더'를 비롯해 PUBG IP 기반 신작, 'NO LAW', '프로젝트 제타', '에이지 트위스터', '타래' 등 다양한 신작 라인업을 예고하며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2021년 8월 공모가(49만8000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주가 회복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게임주 전반이 아직 투자자들의 확고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게임 테마 지수인 KRX 게임 TOP10은 최근 655.16에서 622.26으로 32.90포인트(5.02%)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모멘텀 중심의 게임주 투자심리도 함께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한국 증시는 완전히 양극화됐다. 게임주를 비롯한 콘텐츠주는 그 양극화 속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분야인 만큼 게임주의 모멘텀을 높이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펄어비스와 같은 게임사는 20년 넘게 실력 있는 개발자 출신 경영진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며 "실력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지금은 밖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주주 만족, 주주 방어 역시 중요한 시기"라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김 교수는 게임사의 적극적인 오픈 커뮤니케이션 확대를 주문했다. 담당 PM과 대표 등의 공개 행보를 늘리고 주주 및 이용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현재의 모멘텀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의 '택진이 형' 사례처럼 대중과 주주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전략도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방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