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영업익 1227억원, 5년 만에 1000억원대 회복…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PF 우발채무 1년 새 33% 줄고 순차입금도 3000억원 축소…재무 건전성 뚜렷한 개선세 드론·디지털트윈·AI 안전관리 체계 재구축...도시정비 수주 260% 급증 성과 가시화
서울원 아이파크. / 이미지 = IPARK현대산업개발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빅데이터는 새로운 경제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에서 추출된 산업 데이터는 불확실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발맞춰 창간의 닻을 올린 빅데이터뉴스가 2026년 9월 창간 14주년을 맞았습니다. 빅데이터뉴스는 산업 분야에 있어 빅데이터를 비롯해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취재와 분석을 가미한 발굴 기사를 통해 업계는 물론이고 독자들의 정보 니즈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간 14주년을 맞아 빅데이터뉴스는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정점에 있는 대한민국 산업을 재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합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현재 매출 상황 그리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투자 전략 등을 다룰 계획입니다. 대한민국의 'K-산업'이 전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데 빅데이터뉴스의 이번 기획이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편집자주>
잇단 붕괴 사고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으며 벼랑 끝에 몰렸던 IPARK현대산업개발(옛 HDC현산)이 혹독한 5년의 부진을 끊어내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 고지를 탈환하며 과거의 충격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를 증명했다. 수익성이 낮은 단순 외주 물량을 과감히 덜어내고, 우량 사업지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재무 건전성 관리에 사활을 건 '정면 돌파' 승부수가 시장의 신뢰 회복은 물론 5년 만의 최대 실적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실적 반등의 기저에는 '짓는 회사'에서 '도시를 기획하는 회사'로의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이 자리 잡고 있다. 최고안전책임자(CSO) 신설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촘촘한 현장 안전망 구축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먼저 재건했다. 이와 동시에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부터 운영까지 도시 전 과정을 아우르는 '타운 매니지먼트'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완전히 옮겼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획하는 디벨로퍼'로의 진화가 IPARK현대산업개발의 새로운 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 1227억원…실적과 재무 건전성 동반 개선 통해 반등세 증명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IPARK현대산업개발은 지난 7월 23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9146억원, 영업이익 12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년 6월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이듬해 1월 화정아이파크 붕괴로 각각 9명, 6명이 목숨을 잃으며 흔들렸던 실적이 5년 만에 반등했다.
2020년 5857억원에 달했던 연간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지난해 2486억원까지 줄었다. 직전 1분기(매출액 6739억원, 영업이익 801억원) 대비 매출은 35.7%, 영업이익은 53.1% 늘었고, 전년 동기 영업이익(803억원)과 비교해도 52.9% 급증한 수치다. 매출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21.4% 줄었지만, 이익 체력이 월등히 좋아졌다.
실제로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연결 기준 13.4%(별도 기준 13.7%)로, 11.9%를 기록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83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9.8%, 전년 동기 대비 58.9% 늘었다.
이같은 수익성 극대화는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외주주택 부문의 내실 다지기에서 비롯됐다. 공사비 상승 이후 적정 도급계약을 맺은 천안 아이파크시티, 파주 운정 아이파크 포레스트 등 대형 사업장의 매출이 본격화하면서, 별도 기준 매출총이익률이 지난해 상반기 7.9%에서 올해 상반기 16.4%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디벨로퍼 역량이 응축된 자체주택 부문 역시 서울원 아이파크,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 등을 중심으로 높은 이익률을 방어했다.
재무 건전성 지표의 개선세도 뚜렷하다. 순차입금(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값)은 영업현금흐름 개선에 힘입어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말 1조5055억원에서 올해 반기 1조1952억원으로 3103억원 줄었고, 부채비율(연결 기준) 역시 136.5%에서 128.5%로 8.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국내 신용평가업계가 일제히 등급을 올리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모집액을 웃도는 투자 수요를 확보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주요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신용등급을 상향했다. 회사는 주주환원 차원에서 약 150만주,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기로 했다.
건설사 재무 건전성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시공사가 사업장별 PF 대출에 신용보강·연대보증을 서는 구조상, 분양이 저조하거나 사업장이 부실화하면 우발채무가 현실화해 고스란히 재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의 PF 우발채무(대출잔액 기준)는 2025년 말 1조9339억원에서 올해 2분기 1조2876억원으로 33.4%(6463억원) 줄었는데, 서울숲과 천안 등 일부 사업장의 PF 대출을 상환한 영향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사업장이 브릿지론(착공 전 토지비 대출)에서 본PF(착공 이후 장기 대출)로 넘어가면 통상 금리가 낮아지고 만기가 길어져, 남은 우발채무의 질적 위험도 함께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다만 신규 수주는 아직 갈 길이 남아있다. 5852억원 규모 성남 태평3구역 재개발을 포함해도 올 들어 최근까지 누적 신규 수주는 9000억원대로, 연간 목표(6조5331억원)의 14%가량에 그쳤다.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가 남은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원가율 개선과 수익성이 높은 자체사업 및 우량 대형사업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 운정 아이파크 포레스트 현장에서 IPARK현대산업개발 관리자가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 이미지 = IPARK현대산업개발
CSO 신설부터 AI·DX 기술까지…사고 이후 다시 세운 안전관리 체계
사고 이후 IPARK현대산업개발이 가장 먼저 손댄 것은 안전관리 체계 자체였다. 최고안전책임자(CSO) 직제를 신설하고, 매년 초 안전·품질경영 선포식을 열어 한 해 안전 목표를 공표하는 것을 관행으로 만들었다. 협력업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안전품질위원회를 운영하고, 현장소장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상시 안전교육 체계도 갖췄다. 경영진이 주요 현장을 직접 찾는 정기 안전점검도 제도화해, 특정 시점의 행사가 아니라 상시 점검 체계로 정착시켰다.
최근에는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X) 기술을 더하고 있다. 드론과 디지털트윈(현실의 시설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을 시공부터 준공까지 전 공정에 적용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와 시공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서울원 아이파크와 시티오씨엘 7단지 등 주요 현장에 이미 적용됐고, 익산 부송 아이파크 현장에서는 드론이 근로자의 안전모 착용과 안전고리 체결 여부까지 감지한다. 지상과 지하를 아우르는 CCTV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며 타워크레인 CCTV도 순차 확대하고 있고, 이상 상황을 자동으로 잡아내는 AI CCTV 관제 시스템 도입도 준비 중이다.
현장에 드나드는 자재 운송 차량은 무게를 재는 계근대와 영상관리시스템(VMS)으로 실시간 관리하고, 이 데이터를 품질관리 플랫폼인 I-QMS와 연동해 본사가 전 현장을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AI 다국어 번역 시스템도 전 현장에 도입했다. QR코드로 작업 전 안전교육(TBM) 내용을 모국어로 확인할 수 있게 해 언어 장벽에서 비롯되는 소통 오류를 줄였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전 현장에 AI 번역 시스템을 도입해 모든 근로자가 원활하게 소통하며 근무할 수 있는 안전한 일터를 조성할 것"이라며 "원스톱 근로자 관리 체계와 AI 활용 기술 도입 등을 검토하며 안전 역량을 강화하고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적과 안전의 회복을 딛고 IPARK현대산업개발이 그리는 다음 단계는 디벨로퍼로의 체질 전환이다.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부터 운영까지 도시 전 과정을 설계하는 '타운 매니지먼트' 전략을 앞세워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21~2024년 줄곧 1조원대 초반에 머물던 도시정비 수주액은 지난해 4조8012억원으로, 전년(1조3331억원) 대비 약 260% 늘었다.
대표 사업장인 서울원 아이파크는 주거시설에 웰니스 레지던스, 스트리트몰, 프라임 오피스, 호텔을 결합한 복합단지로, AI 기반 스마트 시스템과 그린에너지, 디지털 홈케어 기술이 함께 적용된다.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에서는 건축·조경·호텔 등 여러 해외 전문기업과 손잡고 '더 라인 330(The Line 3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용산역전면공원 지하공간을 30년간 직접 개발·운영하는 용산 게이트웨이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동, 복정역세권, 성수 전략정비구역 등으로도 사업을 넓히며 성수·잠실·용산·여의도를 잇는 도심 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프라 개발 부문에서 쌓은 경험을 발판 삼아 통영 LNG 복합발전소 상업운전에 성공하는 등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관련 신사업도 함께 넓혀가고 있다. 이같은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올 상반기에는 국내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의 'ESG 베스트 컴퍼니'에도 선정됐다.
하반기에는 천안 아이파크시티 3·4단지,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 인천 시티오씨엘 9단지 등 우량 사업지 분양이 이어지며 연간 1만3000세대 공급 목표에 다가설 전망이다. 4분기에는 복정역세권 개발사업 착공을 시작으로 공릉역세권, 용산 철도병원 부지,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등 대형 복합개발사업도 순차적으로 가동된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도시정비사업과 우량 사업장 공급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아이파크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의 이같은 반등은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건설업계 전반의 수익성 회복 국면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저가에 수주한 물량이 마무리되고 최근 높아진 공사비를 반영한 신규 수주로 채워지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는 국면"이라며 "다만 수주가 늘어나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 건설사는 아직 수주 회복이 더뎌 업계 내 온도차는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