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물결 적응‧대응 넘어 주도 위한 역량 축적해 2030년까지 ‘미래 조선소’ 구현 목표 추진 중 AI 전담조직 ‘AIX 추진실’, 미래 산업 초격차 확보 로봇, 건설기계 등 전 사업 걸쳐 AI 활용 범위 확대
2030년까지 미래형 첨단 조선소인 ‘미래 조선소(FOS, Future of Shipyard)’로의 진화를 추진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 HD현대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HD현대가 주요 사업에서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학습시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HD현대는 개발한 솔루션을 산업 현장에 적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AI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바탕으로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세계는 이제 DT(디지털 전환)를 넘어 AI 기반의 대전환인 AX(AI Transformation)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AI는 소프트웨어 영역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로봇·기계 등 물리적 장치와 결합해 현실 세계에서 스스로 인식, 판단, 행동하는 ‘피지컬 AI’의 차원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AI 기술은 매일 새롭게 진화하고 있고 그 변화의 속도도 매우 빠르며, 조선해양산업도 AI가 일으킨 시대의 전환과 마주하고 있다. 변화는 선박이라는 제품을 넘어 조선 사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디지털 전환을 이끌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바다라는 공간은 파도, 날씨, 항로 등 예측 불가능한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AI 기술을 만들 때부터 바다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AI 기술을 이해하는 기업은 많겠지만, 조선업은 현장이 곧 기술이 되는 산업이다. 그 현장을 가장 정확히 아는 조선업체가 현장을 이해하는 AI를 만들어야 한다.
조선해양 부문 세계 1위 기업인 HD현대는 이러한 산업 패러다임을 적응하고 대응하는 것을 넘어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각오다.
HD현대는 2022년 AI 기술을 사업 내 신속하게 도입하고자 조선해양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내에 AI 전담 조직을 구축했다. 2025년 11월에는 이를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AIX 추진실’로 격상·신설하며 초격차 기술력 강화에 나섰다.
그간 개별 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AI 사업을 통합 운영하고, 그룹 차원의 일관된 AI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미래 제조산업의 근간이 될 AI 기술을 더욱 강화하고 조선뿐만 아니라 건설기계·로봇 등 전 사업 분야에 폭넓게 AI 기술을 확대·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 공장에서 용접로봇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 HD현대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빅데이터는 새로운 경제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에서 추출된 산업 데이터는 불확실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발맞춰 창간의 닻을 올린 빅데이터뉴스가 2026년 9월 창간 14주년을 맞았습니다. 빅데이터뉴스는 산업 분야에 있어 빅데이터를 비롯해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취재와 분석을 가미한 발굴 기사를 통해 업계는 물론이고 독자들의 정보 니즈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간 14주년을 맞아 빅데이터뉴스는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정점에 있는 대한민국 산업을 재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합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현재 매출 상황 그리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투자 전략 등을 다룰 계획입니다. 대한민국의 'K-산업'이 전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데 빅데이터뉴스의 이번 기획이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편집자주>
최근 국내 조선업계의 핵심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인력 부족, 중국 대비 가격 경쟁력 약화, 기술 격차 축소 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AI 기술을 제조 현장에 본격적으로 융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HD현대의 조선 계열사들은 설계 및 생산 전반에서 혁신적인 생산성 향상을 통한 리드타임 단축, 원가 경쟁력 확보, 콤팩트 오퍼레이션을 통한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미래형 첨단 조선소인 ‘미래 조선소(FOS, Future of Shipyard)’를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선소 전반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생산, 설계 일관화 플랫폼에 독자적인 AI 기술을 접목하면서 디지털 제조 중심의 AI 시뮬레이션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운영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역량 개발 중 하나는 ‘조선 AI 명장 에이전트(Agent)’다. ‘조선 AI 명장 Agent’는 HD현대중공업 및 HD현대삼호의 설계, 생산 전문 기술자들의 지적 역량을 수집하고 연계해 하나의 통합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업 전반의 지식을 학습하고, 밸류체인 내 설계·생산·품질·안전 등 핵심 프로세스에서 실제 명장처럼 적재적소에 최적의 판단을 내리는 ‘행동형 AI 에이전트’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HD현대는 산업 특성에 맞춘 영상 데이터 수집 및 관리 기준을 정립하고, 다양한 학습용 AI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다. 현장의 영상 데이터를 통해 생산 노하우를 자산화하는 한편, 설계와 생산 에이전트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종합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에이전트 간 연계를 뒷받침할 핵심 기술인 MCP(멀티에이전트 협업 플랫폼), A2A(에이전트 간 통신) 등의 기술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미래 조선소를 위해 용접, 도장 등 주요 제조 공정에 산업 특화형 ‘피지컬 AI’ 도입도 준비 중이다. HD현대로보틱스가 개발한 용접 로봇은 비전 AI 기술을 활용해 용접 결과물을 촬영하고, 불량 구간과 불량 유형을 스스로 인식해 데이터로 저장한다.
이를 통해 작업자가 대규모 생산 현장에서 용접 상태를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AI가 도출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품질 검사에 소요되는 리소스를 대폭 절감하고 검증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조선 생산 현장에서도 용접 로봇을 도입해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기존의 로봇 용접은 사전에 입력된 조건대로만 작업을 수행해 실시간 대응에 한계가 있었던 반면, HD현대는 용융풀(용접 시 열로 인해 금속이 녹아내린 부분) 영상과 로봇 데이터를 실시간 융합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결함을 즉시 감지하고 보정하는 AI 피드백을 적용해 자동 품질 관리 시스템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자율 굴착 건설기계 개발을 통해 인프라 건설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도 제시하고 있다. HD현대의 차세대 자율 굴착 기술은 다양한 센서 정보를 통합적으로 해석하고, 작업 계획 수립부터 장비 제어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단일 AI 모델이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건설 환경에서도 사람과 유사한 판단과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현장에서 축적되는 작업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해 성능을 스스로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건설 현장에서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한편, 산업 전반의 고령화 및 인력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민 HD현대 AI전략팀 책임 매니저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조 현장의 실제 데이터를 보유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HD현대는 복잡한 산업 환경과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들의 기술이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함께 훈련하고 개발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