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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협력사 지원 1.4조…‘개발→양산’ 병목 줄인다

2026-09-20 08:29:42

2024년 ‘미니팹’ 구상 구체화…2027년 용인 ‘트리니티 팹’ 개방
R&D 실패 위험부터 실증·검증·설비투자·운영자금까지 단계별 지원
소부장 기술의 양산 적용 속도 높여 AI 메모리 공급망 경쟁력 강화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SK하이닉스가 향후 5년간 협력사에 1조4000억원 규모의 상생자금을 투입한다. 연구개발부터 양산·판매까지 단계별 지원을 확대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협력사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트리니티 팹’도 구축한다.

2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협력사와 공동으로 연구개발과 기술 검증을 진행할 수 있는 ‘트리니티 팹’을 구축하고 있다. 트리니티 팹은 2027년부터 협력사 등에 개방할 예정이다.
협력사 지원을 기술 인프라로 넓히려는 구상은 2024년 공개한 ‘미니팹’에서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소부장 업체가 자체적으로 첨단 반도체 공정과 유사한 테스트 환경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실제 생산라인에 가까운 환경에서 개발 제품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 구상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트리니티 팹(Trinity Fab)’으로 구체화됐다. SK하이닉스와 정부, 소부장 기업이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해 반도체 경쟁력을 높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트리니티 팹에는 실제 양산라인과 동일한 환경의 12인치 웨이퍼 기반 첨단 인프라가 적용된다. 우선 협력사 수요에 맞춰 최신 공정·분석 장비 약 4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양산 수준의 테스트 환경을 갖추기 어려운 협력사들이 개발한 제품의 양산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성한 SK하이닉스 부사장(구매담당)은 지난해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트리니티 팹에 대해 “협력사들이 자체 개발한 제품의 실증 테스트를 통해 양산성을 검증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트리니티 팹은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의 개방형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협력사뿐 아니라 연구기관·학계·스타트업 등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기술 개발부터 실증까지 연결하는 공동 인프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트리니티 팹에서는 소부장 업체들이 개발한 제품을 실제 양산 환경에 적용하기 전 실증·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는 자체 테스트에서 성능을 확인한 뒤에도 실제 생산라인에서 수율과 신뢰성, 공정 호환성 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 중소·중견 협력사로서는 이 과정 자체가 상당한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개발과 양산 사이의 간극을 테스트 인프라로 줄이는 동시에 자금 지원도 기술개발 단계부터 양산·판매 단계까지 연결한다. 향후 5년간 투입하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상생자금은 협력사에 성장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합산한 규모다.
기술개발 단계에서는 ‘R&D 도전보상제’를 통해 협력사의 연구개발 위험을 나눈다. 개발 결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 기여를 인정해 보상하는 방식이다. 기술혁신기업을 육성하고 ‘IPR Sharing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미세 패턴 공정에 필요한 패턴웨이퍼와 분석·측정 등 기술 검증도 지원한다.

이후 양산 단계에서는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설비 투자와 운영자금을 저금리로 지원하고 보안·스마트팩토리·환경·안전·보건 관련 컨설팅을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한다. 판매 단계에서도 납품대금 지원 펀드와 조기 지급 등을 통해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낮춘다.

특히 AI 메모리 시장에서는 HBM 등 제품 세대가 빠르게 바뀌면서 새로운 소재·부품·장비를 개발하고 이를 실제 양산 공정에 적용하는 속도가 중요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협력사의 기술 개발과 검증이 늦어질 경우 제품 개발과 생산 확대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협력사에 대한 기술·금융 지원을 공급망의 개발과 양산 속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함께 확대하는 배경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협력사는 K-반도체 경쟁력을 함께 만들어가는 소중한 동반자”라며 “협력사가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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