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양민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Big cut)' 결정에 힘입어 제약·바이오주들이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바이오 기업들의 자금 조달 문턱이 낮아지고 이익 성장에 따른 투자 심리도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8.83(3.4%) 오른 3613.65에 마감했다. 이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 0.2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해당 지수는 최근 일년 간 53.59% 상승하면서 전체 지수 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이다.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5.96% 오른 104만900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105만원까지 오르며 수정주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셀트리온(068270) 역시 3.23% 상승하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인 알테오젠은 9%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에스티팜(7.56%) 리가켐바이오(8.63%), 휴젤(3.93%) 등도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이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며 통화정책 완화에 나선 것이 바이오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 범위를 0.5%포인트 하향 조정해 4.75%~5.00%로 결정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금리 인하 조치다.
더불어 연준이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추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와 업황 개선에 호재로 작용했다. 연말까지 0.5%포인트 정도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간 바이오 업종은 고금리 장기화로 2021년 하반기부터 긴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금리인상 부담 완화와 함께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올해에는 신약개발과 미국 생물보안법 기대감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 업종은 높은 연구개발 비용과 긴 개발 기간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중요한 요소다. 금리인상 시기에는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만, 금리인하 기조에서는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자금 조달이 용이해져 성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 인하 기간에는 바이오, 금융과 같은 업종이 여타 업종에 비해 시장의 수급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바이오는 이전 바이오 장세 때와는 다른 실체 있는 이익 성장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생물보안법 통과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생명공학 기업에 보조금 제공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특히 중국 제약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관련 바이오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리서치 자료를 통해 "생물 보안법이 미국 하원에서 찬성 306표(반대 81)로 통과됨에 따라, 상원 표결 등을 거쳐 연내 시행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