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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25주기-3] “첫 선박 건조 후 29억 원 이익 남겨”

2026-03-20 15:56:41

아산이 말하는 한국의 중공업 정책 ③
조선소 토목 건축비 선진국 절반, 건설기간 단축으로 비용 절감
조선업은 기후와 국민성 면에서 대한민국과 잘 맞는 잘맞는 산업

현대 울산조선소 건설현장에서 처음 수주해 건조중인 유조선을 배경으로 김성곤 당시 국회재무위원장,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왼쪽 다섯번째부터)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그룹
현대 울산조선소 건설현장에서 처음 수주해 건조중인 유조선을 배경으로 김성곤 당시 국회재무위원장,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왼쪽 다섯번째부터)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그룹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저희 조선소는 확실히 첫 번째 건조한 배의 결손을 매꾸고도 29억 원의 이익을 보았습니다. 이것은 세무서에 신고했기 때문에 허풍도 낭설도 아닙니다.

그러면 그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그런 이익을 낼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은 선진 공업국들이 높은 수준의 관리비나 인건비를 지출하는 반면에 우리는 저렴한 경영비, 관리비, 인건비로 운영했다는 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소라는 것은 기계시설보다 토목건축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 우리 조선소는 항만, 안벽, 드라이도크 등의 토목 건축에 있어서 일본이나 선진 공업국가들보다 2분의 1 이상에서 3분의 2까지 싸게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기계시설을 외국에서 들여옴으로써 운임이나 해상 보험료 등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전체로 볼 것 같으면 토목 건축에서 싸게 했기 때문에 원가상각 면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큰 산업일수록 투자의 시점에서부터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성공합니다. 똑같은 생산능력을 만들어내는 데 하나는 3억 불을 투자하고 하나는 2억5000만 불을 투자했다고 하면 그것은 원가상각 면에서 커다란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또한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건설 기간입니다. 가령 우리가 3억 불을 투자했을 때의 금리를 8%로 보더라도 한 해에 2400만 불, 한화로 따져서 120억 원의 금리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건설기간이 3년 걸릴 것을 2년으로 단축했다고 하면 생간비의 대폭적인 원가절감을 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희 현대조선은 현재 8억5000만 불 계약고에 총 32척의 배를 계약해서 1척을 인도했고, 1척은 내일 시운전을 나가서 이달 말에 인도하게 되고, 또 1척은 이달 말에 시운전을 하게 됩니다. 현재 4척이 진수 중이고 앞으로 금년 내에 9척을 진수하고 9척을 인도할 계획입니다. 이로써 약 3억 불의 수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조선공업이 완전한 궤도에 올라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못합니다. 기술면이나 재정면, 특히 연불(延拂)자금 조달면에서 여러움이 있고 기능공들의 숙련도에 있어서 선진 공업국을 따라가려면 앞으로 2~3년은 더 지나야 합니다.

철판을 자르는 데서부터 소블럭을 만들고 대블럭을 제작해서 도크에 설치하고 진수시켜 안벽에서 의장하고 하는 과정에 있어 5척 내지 6척이 한 공장의 흐름 속에 있습니다. 흐름의 과정에서 어느 한 군데가 막히면 뒷 팀이 일을 할 수 없고 막힌 위치의 다음 팀은 블록이 흘러 오지 않기 때문에 대기하게 됩니다. 이런 모든 흐름의 보존에 있어서 완전하게 제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과 인원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만약에 현 임금 수준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이런 모든 부족함을 메우고 기술적으로는 선진공업국과 1대1이 된다면 그 이익은 주체라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입니다. 저는 한국제철이 철판을 생산 개시함으로써 일본 제철소가 일본 조선소에 공급하는 가격으로만 철판을 공급받을 수 있다면 세계 조선시장은 한국의 수중에 들어오게 된다고 확신합니다.

조선업은 그 성질이나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 기후와 국민성에 잘 맞는 산업이라고 봅니다. 한국 국민은 어떤 일에서나 적극성이 있고 참을성이 많기 때문에 거데한 선박 제작에 적응을 잘 합니다. 또 기후도 우리나라는 최적의 곳입니다.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도 선박을 만들고 있지만 그곳 날씨는 너무 더워서 해가 떠 있을 때 쇠 속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되면 완전히 한증막이나 용광로 속에서 일하는 것과 같이 됩니다.

지금 우리는 기본설계를 외국에서 사가지고 옵니다. 하지만 세계 선박의 반을 생산하고 조선의 역사도 100년이 되는 일본의 경우도 선박 설계를 자기네들이 직접 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근래 시장화되어 있는 천연가스 수송선같은 경우는 일보의 <미쯔비시>나 <이시가와지마>, <가와사끼>중공업 등도 그 기본설계를 전부 노르웨이, 미국, 불란서 같은 곳에서 사다가 합니다.
저희도 1979년에 가서는 천연가스 수송선을 만들려고 합니다. 우리가 현재 만들고 있는 유조선 또는 벌크 캐리어, 컨테이너와 같은 일반 상선은 앞으로 3년 전후로 해서 모든 설계를 국내에서 할 수 있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생산 설계는 국내에서 하고 있고 앞으로 기본 설계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본 설계를 한다 해도 국제 공신력에 있어서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저희가 설계를 해서 선주가 지정하는 선급(船級)협회, 이를테면 <로이드 선급협회>나 <일본 선급협회>에 가서 승인만 받으면 그 도면은 국제 공신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 방향으로 계획을 추진 중에 있고 많은 사람들이 기본설계를 해내기 위해서 각 선급협회에 가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조선공업은 제가 처음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형 수출산업으로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일종의 부강공업입니다. 현대조선의 100만t 도크 한곳에서 최근에는 쿠웨이트서 주문한 1560만 불짜리 배 9척을 한꺼번에 만들고 있습니다. 대형 공장에서 블록 몇 개만 만들어다가 조립하면 배가 되어 나옵니다.

한 번에 9척씩 2번만 계속하면 약 2만3000t 짜리 배가 1년에 18척이나 생산되어 나올 것입니다. 만약 구축함이나 일반 함정을 만들 필요가 있을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배를 한꺼번에 만들어 낼 수 있는가를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함정이 3000t급이라고 하면 70만t 도크 3개와 100만t급 도크 1개에서 몇 척을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연간 몇백 대의 함정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공업은 국가를 부강하게 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다음에는 자동차 공업에 대해 언급하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공업은 현시점에서 무척 유동적이고 상당한 취약점이 있으며 어떻게 보면 자동차 업자들끼리 상당히 격돌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여러분 더 질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 <GM코리아>를 위시하여 <기아산업>, <아세아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외부에서 볼 때는 조그만 나라에 자동차 공장이 넷 씩이나 있어서 넷 다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 같이 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들 나름대로 좋은 위치를 확보해서, 외국의 자동차 회사에 비할 것은 못 되지만 그래도 많은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각 회사가 20억에서 30억 원 전후의 이익을 낸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은 외국 자동차 회사와 같이 좋은 질과 싼 가격으로 국민에게 공급해서 떳떳하게 얻은 것이 아니고 사실은 높은 값을 받아서 낸 이익이기 때문에 얘깃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자동차도 앞으로 3년을 전후애서 국제적인 가격으로 국제시장 도처에 밀고 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현재 값이 비싼 원인은 자동차에 대한 물품세를 많이 부과하는 면도 있지만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계열공장들이 싼 가격으로 자동차 부품을 공급할 수 없는 데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정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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