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c D램·4나노 결합 ‘토털 솔루션’…IDM 부각 SK하이닉스, 커스텀 HBM 전략…엔비디아 협력 강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연례 개발자대회 'GTC 2026'의 SK하이닉스 전시장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7세대 제품인 ‘HBM4E’ 실물을 전격 공개하자 시장 점유율 1위인 SK하이닉스는 ‘맞춤형 HBM’ 전략을 구체화하며 대응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GTC에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실물 칩과 코어 다이 웨이퍼를 처음 공개하며 기술 경쟁력을 부각했다. 1c 나노 D램 공정과 4나노 파운드리 선단 공정을 결합해 차세대 HBM 개발 역량을 제시한 것이다.
HBM4E는 핀당 최대 16Gbps 속도와 약 4TB/s 수준의 메모리 대역폭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설계부터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통합 수행하는 종합반도체(IDM) 구조를 기반으로 ‘턴키(일괄 생산) 솔루션’을 강조하며 제품 개발 및 양산 주기를 약 20%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HBM4 웨이퍼에 “어메이징(AMAZING) HBM4”라는 문구를 남기며 기술력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HBM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고객 맞춤형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GTC에서 ‘스트림 DQ(Data Queu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커스텀 HBM 기술을 공개했다. 해당 기술은 시스템 수준에서 데이터 흐름을 최적화해 AI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맞춤형 설계 방식이다.
현장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GTC를 찾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부스를 둘러보며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 전시 제품에 “젠슨 ♡ SK하이닉스”라는 문구를 남기며 양사 간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최선단 1c D램 공정을 적용한 HBM4E 개발에도 속도를 내며, ‘풀 스택 AI 메모리’ 역량 강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양사가 이번 GTC를 계기로 주목하고 있는 지점은 NVIDIA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이다. 해당 플랫폼은 기존 대비 연산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HBM4와 HBM4E 등 차세대 메모리의 안정적 공급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로직 설계,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결합한 종합 반도체(IDM) 역량을 기반으로 토털 솔루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 메모리 공급을 넘어 AI 반도체 전 공정을 아우르는 통합 사업 구조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시장 평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그동안 약 30% 수준으로 적용되던 파운드리 사업부의 밸류에이션 할인율이 최근 10% 수준으로 축소되고 있다”며 “빅테크 고객 확보를 계기로 선단 공정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엔비디아 AI 반도체 수주는 지난해 테슬라 AI6 칩에 이은 두 번째 대형 고객 확보 사례로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결합한 사업 구조에 대한 재평가(리레이팅)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