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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새 주인공은 'CPU'…삼성전기, 3조원대 FC-BGA '슈퍼 사이클' 주도한다

2026-03-27 10:13:13

에이전틱 AI 개막에 CPU 코어 수요 4배 폭증 전망…엔비디아 '독립 CPU 랙' 전면 등장
업스트림 소재 쇼티지로 기판 공급 부족 고착화…국내 4사 합산 매출 내년 2.3조·27년 3.1조 돌파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Agentic) AI' 시대가 개막하면서 시스템의 제어와 관리를 총괄하는 CPU가 새로운 병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성능 CPU 패키징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기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선제적 증설로 하드웨어 밸류체인을 선점한 국내 1위 기판 기업 삼성전기가 내년 관련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며 압도적 선두주자로 '슈퍼 호황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글로벌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AI 에이전트 도입 전 데이터센터 전력 1기가와트(GW)당 요구되는 CPU 코어 수는 약 3000만 개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에이전틱 AI 아키텍처로 전환된 이후 이 수치가 무려 1억2000만개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단순 계산으로도 CPU 코어 수요가 4배나 폭증하는 셈이다.
글로벌 AI 칩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NVIDIA)도 최근 GTC 2026에서 '베라(Vera) CPU 서버랙'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CPU 독립 랙 단위의 외부 판매를 공식화했다. 과거 AI 서버 내에서 GPU의 단순 보조 연산장치에 머물렀던 CPU가 이제는 당당한 '독립 연산 레이어'로 격상된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베라 CPU 단일 랙에는 SoCAMM(소캠) 메모리 모듈이 무려 2048개나 탑재된다. 이는 기존 주력 모델이었던 NVL72의 모듈 탑재량(288개) 대비 약 7.1배에 달하는 수량이다.

CPU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최대 수혜처로 지목되는 곳은 단연 FC-BGA 기판 시장이다. FC-BGA는 CPU와 GPU 등 최고 사양의 반도체 패키지를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기판이다. 현재 이 시장 역시 심각한 공급 병목 현상에 직면해 있다. 공급 병목이란 고난도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생산량이 폭발하는 글로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전체 AI 서버 공급망의 구축 속도가 기판 부족 현상으로 인해 강제로 제한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기판 공급 병목의 근본적인 원인은 업스트림(Up-stream) 핵심 소재인 '저열팽창 유리섬유(Low CTE T-glass)'의 극심한 쇼티지(공급 부족)에 있다. 닛토방적(Nittobo)에 따르면 Low CTE 라미네이트 수요는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시장에 고착화되며 2027년에서 2028년으로 갈수록 수요와 공급 간의 격차가 한층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Prismark)의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전체 인쇄회로기판(PCB) 제품군 중 FC-BGA의 2025~2030년 연평균성장률(CAGR)은 15.2%에 달해 전 품목을 통틀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AI 인프라 새 주인공은 'CPU'…삼성전기, 3조원대 FC-BGA '슈퍼 사이클' 주도한다

FC-BGA '슈퍼 사이클'이 점쳐지는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는 기업은 삼성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기 FC-BGA 부문 매출은 2023년 7315억원에서 2024년 90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1조1582억원으로 다시 27.6% 성장하며 국내 업계 최초로 FC-BGA 단일 품목 '1조원 돌파'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는 전년 대비 45.9% 급증한 1조689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7년에는 무려 2조2071억원으로 30.6% 추가 성장해 사실상 국내 FC-BGA 시장의 독주 체제를 완벽하게 굳힐 전망이다.

후발 주자들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대덕전자는 FC-BGA 매출이 2024년 1781억원에서 2025년 2212억원으로 24.2% 뛰었고 2026년에는 46.6% 늘어난 3243억원, 2027년에는 20.5% 증가한 3908억원으로 가파르게 우상향할 전망이다. 코리아써키트 역시 2024년 1355억 원에서 2025년 1763억 원(+30.1%)으로 덩치를 키웠고, 2026년 2123억 원(+20.4%), 2027년 2975억 원(+40.1%)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올해 500억원의 매출로 FC-BGA 시장에 본격 진입한 LG이노텍의 경우 2026년 1500억원(+200.0%), 2027년 2500억원(+66.7%)으로 고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들 국내 4개사의 FC-BGA 합산 매출은 2025년 1조 6057억원에서 2026년 2조 3765억원(+48.0%)으로 치솟고, 2027년에는 3조 1454억원(+32.4%)을 돌파하며 전례 없는 전성기를 누릴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에이전틱 AI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단순히 개별 GPU 수요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CPU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전체의 밑그림을 완전히 재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FC-BGA 기판의 공급 부족 국면이 장기화될수록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선제적 증설을 단행하고 글로벌 빅테크들과 장기공급계약을 확실하게 확보해 둔 삼성전기 같은 기업들의 가격 협상력과 영업 수익성이 무서운 속도로 동반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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