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2% 성장 속 영업손실 217억 ‘상장 조건’ 부담…3년 내 IPO 변수 중복상장 규제에 절차 제동
HD현대 판교 사옥. [사진=HD현대]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HD현대로보틱스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을 추진 중이지만 일정이 지연될 경우 투자금 상환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재무 리스크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2025년 매출 263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4년 2억6000만원 흑자에서 2025년 217억8000만원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도 2024년 118억원에서 2025년 228억원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1분기 545억원에서 2분기 620억원, 3분기 658억원, 4분기 807억원으로 확대되며 분기별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2.6%, 전년 동기 대비 67.4% 증가하며 외형 확대가 두드러졌다.
이는 자동차(완성차 및 부품사)와 대리점 매출 확대, 산업용 로봇 판매 증가가 주효했다. 조선(22억원)·건설기계(60억원) 등 그룹사 인프라를 활용한 대규모 용접 자동화 프로젝트 수주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4분기에는 유지·보수 매출도 전 분기 대비 20억원 증가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반면 수익성은 전 분기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회사 측은 사업 확장에 따른 판매관리비 증가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55.4% 급증한 59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급수수료(89억원)와 운반비(6억9000만원)도 전년 대비 각각 81%, 3배 확대됐다.
◇ 기간 내 '상장 조건' 투자 유치...멈춘 절차에 재무 부담 가속
문제는 지속적인 적자 가운데 기업공개(IPO) 일정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현재 상장에 실패할 경우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재무적 부담을 안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10월 산업은행과 KY(프라이빗에쿼티)가 공동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로부터 18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약 2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일정 기간 내 IPO를 완료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상장 기한이 3년으로 설정돼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RCPS의 우선배당률과 상환수익률은 발행일로부터 3년차까지 연 4.75%가 적용되다가 4년차부터는 5.25%로 상승하는 구조다. 아울러 콜옵션 역시 발행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행사 가능한 것으로 명시됐다.
또한 현재 장부에는 이와 관련된 파생상품 부채 656억원이 반영돼 있다. 기한 내 상장에 실패할 경우 회사는 발행 시점부터 소급 적용되는 연 최대 5.75% 수준의 복리 이자를 포함해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상장이 지연될수록 재무 부담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상장 추진 환경은 녹록지 않다. 최근 정부가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심사가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HD현대로보틱스 역시 2020년 HD현대 로봇 사업부가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지난 1월에는 IPO 주관사 선정 이후 예정됐던 킥오프 미팅이 취소되는 등 절차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상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지주사 가치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복상장 규제로 HD현대로보틱스 IPO가 중단될 경우 로봇 사업 가치가 지주사에 온전히 반영되면서 그동안 할인됐던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