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사 합산 EBITDA 4.9조 달성…GS에너지 비중 51.9%로 압도적 독주 GS건설 영업익 53% 늘었지만 금융비용 45% 급증…실질 빚 이익의 12배 달해 GS리테일 2년 만에 극적 '흑자전환'…설비투자 감축으로 현금 흐름 대폭 개선 GS이피에스 전력 단가 하락 직격탄…GS글로벌 해상풍력 전환 비용에 순이익 폭락 그룹 전체 부채 줄며 체질 개선…유가 변동 및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는 불씨
서울 역삼동 GS그룹 사옥 전경. /이미지=GS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GS그룹이 지난해 정유·에너지와 유통 등 핵심 계열사의 선전에 힘입어 5조원에 육박하는 현금 창출력을 과시하며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렸다. 그룹 전체의 차입금 규모를 줄이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만 전반적인 지표 개선 흐름 속에서도 눈에 띄는 '옥에 티'는 존재한다. 영업이익이 늘고도 금융비용 폭탄을 맞아 순이익이 급감한 GS건설이 그룹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발전 및 상사 부문 일부 계열사는 시황 악화와 사업 전환 비용 탓에 직격탄을 맞아 계열사별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GS그룹은 지난해 에너지·유통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주요 7개 계열사 합산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가 약 4조9000억원에 달했다. 그룹 차입금도 전년보다 줄며 재무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반면 GS건설은 영업이익이 53% 늘었음에도 이자 등 금융 비용이 45% 급증하며 순이익이 65% 가까이 추락했다. GS이피에스는 전력 판매 단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절반 넘게 줄었고, GS글로벌은 해상풍력 제조 부문 부진으로 순이익이 75% 넘게 급감했다.
GS그룹의 지배구조는 주식회사 GS를 정점으로 여러 자회사가 직접 연결된 형태다. (주)GS는 에너지 중간 지주회사 GS에너지 지분 100%를 직접 갖고 있으며, 편의점·슈퍼마켓 운영사 GS리테일 58.62%, 호텔 지주사 GS피앤엘 58.62%, 민자발전사 GS이피에스 70%, 종합상사 GS글로벌 50.70%, 집단에너지 전문 기업 GS이앤알 89.67%, 프로축구단 GS스포츠 100%를 각각 직접 보유하고 있다. GS피앤엘 아래에는 파르나스호텔(GS피앤엘 지분 67.56%)이 있고, GS에너지 아래에는 GS파워(지분 51%)가 있다. GS칼텍스는 GS에너지가 지분 50%를, 미국 정유 대기업 셰브런(Chevron)이 나머지 50%를 보유한 합작회사다. 매출은 GS에너지 재무제표에 통합되지 않고 이익의 절반만 반영되는 구조다.
GS그룹 수익의 핵심은 GS에너지다. GS에너지의 연결 기준 지난해 순이익은 7614억원으로 전년보다 59.8% 급증했다. EBITDA는 기업이 이자·세금·감가상각비를 제하기 전 벌어들인 이익으로 실제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GS에너지·GS리테일·GS건설·GS이피에스·GS이앤알·파르나스호텔·GS글로벌 등 그룹 7개 주요 사업 계열사 합산 EBITDA 약 4조9000억원 가운데 51.9%를 차지하는 2조5452억원이 GS에너지 몫이다. GS에너지 수익의 실질 원동력인 GS칼텍스는 지난해 전체 자산에서 빌린 돈이 차지하는 비율인 차입금의존도가 17.8%에 불과하고, 순차입금 규모를 EBITDA로 나눈 수치도 1.31배다. 이는 1년 4개월이면 빚을 모두 갚을 수 있는 수준만큼 현금 체력이 탄탄하다는 의미다.
다만 올해 수익성은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며 국제 유가가 급등락하고 정제마진 위축 우려도 겹치면서 정유 업계 전반이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의 국내 경질유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22.9%다. 지난해 GS에너지의 설비 투자는 9485억원으로 전년 대비 63.8% 급증했다.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은 전년 3342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48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정유·발전 관련 신규 설비 투자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GS에너지가 지분 51%를 보유한 GS파워는 LNG 직도입을 통한 원가 경쟁력과 안정적인 전력 판매를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LNG 구매 단가도 전년보다 낮아지며 원가 부담이 다소 줄었다. 반면 (주)GS가 지분 70%를 직접 쥔 GS이피에스는 실적이 크게 흔들렸다. 지난해 매출은 1조3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 줄었고, 영업이익은 1219억원으로 전년보다 51.8% 급감했다. 순이익도 901억원으로 전년(1942억원)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전력 판매 단가가 크게 낮아진 탓이다. 다만 부채비율은 66.2%이며, 순차입금 규모는 연간 EBITDA의 2.5배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016억원을 기록했다.
(주)GS가 지분 58.62%를 보유한 GS리테일은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GS리테일의 개별 기준 지난해 순이익은 841억원으로 전년(-608억원)의 손실을 깨끗이 씻어냈다. 매출은 11조7746억원으로 전년보다 3.5% 늘었고, EBITDA도 9635억원으로 전년(8969억원)보다 7.4% 증가했다. 설비 투자를 4410억원에서 2589억원으로 줄이면서 사업 후 남은 현금(잉여현금흐름)도 393억원에서 597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GS리테일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조85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9% 늘었으며, 주력 사업인 GS25(편의점)가 전년 대비 3.68% 증가한 2조863억원, GS더프레시(슈퍼마켓)가 전년 대비 9.00% 증가한 4534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차입금의존도가 34.87%로 35% 선에 육박해, 흑자 전환 이후에도 안정적인 재무 안착을 위한 관리가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그룹 계열사이지만 지주사인 (주)GS의 직접 자회사가 아니다. 창업주 일가가 지분을 직접 보유한 독자 구조여서 위기 시 지주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그룹 내에서 재무 부담이 가장 큰 곳으로 평가된다. GS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378억원으로 전년(2860억원)보다 53% 개선됐지만, 이자와 각종 금융 비용이 3170억원에서 4596억원으로 45% 불어나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4415억원에서 1473억원으로 감소했다. 결국 당기순이익은 934억원으로 전년(2639억원)보다 64.6% 줄었다. 부채비율은 234.2%이며, 건설 사업과 관련해 대신 갚아야 할 수도 있는 빚(PF 우발채무)까지 포함한 실질 차입금 규모는 연간 EBITDA의 12.24배에 달한다. 다만 이 우발채무가 전년(2조1266억원)보다 2848억원 줄어든 1조8418억원을 기록했고 순차입금도 3조4854억원에서 2조9041억원으로 낮아지는 등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GS건설의 실적 기대감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는데 전사 매출의 60% 이상 을 차지하고 있는 건축·주택 부문은 2023년부터 급감한 주택 분양 물량 감소와 이에 후행한 외형 축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건축·주택 원가율 역시 2025년 일회성 이익 반영에 따른 기저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현재 추진 중인 자회사 GS이니마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신성장 부문의 실적 반영 제외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2026년 분양 실적은 1분기 4429세대를 포함 상반기 1만 세대 이상의 계획을 달성한다면 연간 기준의 분양 반등과 더불어 연간 가이던스 1만4320세대 상회 가능성 역시 높아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GS이앤알은 (주)GS가 지분 89.67%를 가지고 있는 그룹 내 재무 개선 속도가 가장 빠른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은 1조3982억원으로 전년(1조4764억원)보다 5.3% 줄었고 영업이익도 1404억원으로 전년(1647억원)보다 14.7% 감소했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2023년 275%에서 2024년 219.2%, 지난해 196%로 3년 연속 하락하며 재무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순차입금도 연간 EBITDA의 5배 수준으로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주)GS가 지분 58.62%를 보유한 GS피앤엘 산하 파르나스호텔은 지난해 9월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객실 564실)를 새로 열며 외형을 키웠다. 지난해 매출은 4743억원으로 전년(4545억원)보다 4.4% 늘었으나, 재개관 관련 비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812억원으로 전년(848억원)보다 36억원 감소했다. 순이익은 350억원이며 올해 1분기 매출은 1286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이 연간 EBITDA의 4.4배(전년 3.5배)로 늘었고 부채비율도 108%에서 126.3%로 올라 향후 투자 계획과 차입금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GS글로벌은 지난해 연결 매출이 4조1093억원으로 전년(4조664억원)보다 1.1% 증가했으나 수익성은 큰 폭으로 뒷걸음쳤다.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전년(779억원)보다 32.8% 급감했고, 순이익은 139억원으로 전년(561억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조 부문에서 사업 전환 과정의 비용이 집중된 탓이다. GS글로벌은 (주)GS가 지분 50.70%를 보유하고 있다. 순차입금이 연간 EBITDA의 4.8배 수준으로 전년(3.2배)보다 높아지고 있어 수익성 회복이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