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유명환 기자] 증시 활황에 따른 '머니무브' 여파로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올 들어 발행된 은행채 규모가 11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5%까지 치솟았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발행된 은행채는 총 110조8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6조7120억원)보다 약 44%(34조원) 급증한 역대 최대 규모다.
은행권이 채권 발행을 늘리는 배경에는 예금 이탈이 자리한다. 국내 증시 활황에 따른 투자 수요가 지속되면서 은행 예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자, 은행들이 채권 발행으로 빈 곳간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만으로는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은행이 조달비용이 더 높아지기 전에 자금을 선제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채권 공급 확대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은행채 공급이 늘수록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이는 조달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은행이 높아진 조달비용을 대출금리에 전가할 수밖에 없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리는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년 만기)는 이날 4.59~6.18%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4.36~5.89%)과 비교해 이달 들어서만 하단이 0.23%p, 상단이 0.29%p 뛰었다.
주담대 금리 상단은 이날 7.50%까지 치솟았다. 지난 3월 말 7%를 넘은 데 이어 지난 8일 7.39%를 기록하며 2022년 10월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세대출 금리(2년)는 이날 4.11~6.71%로, 이달 들어 하단이 4%를 웃돌고 상단은 7%를 향해 오르고 있다.
준거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신용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8일 3.619%로 2024년 5월 24일(3.635%)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정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은 같은 날 4.473%로 2023년 11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전세대출 기준인 은행채 6개월물도 전날 기준 3.094%로 3%선을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되며 상방 압력을 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물가와 금융 안정을 고려해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결국 증시로의 예금 이탈 → 은행채 발행 확대 → 시장금리 상승 → 대출금리 전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