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 출시와 제품군 확대에 나서면서 그동안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해온 중국 브랜드들과의 점유율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기존 프리미엄 모델보다 가격을 약 40만원 낮춘 '비스포크 AI 스팀' 일반형 모델을 선보였다. 신제품은 고온 세척과 스팀 살균, 열풍 건조 기능을 갖춘 청정스테이션과 문턱을 넘는 이지패스 휠, 벽면 밀착 청소 기능 등 핵심 사양은 유지하면서 가격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했다. 로보락을 비롯해 드리미, 에코백스 등 중국 브랜드들이 강력한 흡입력과 자율주행 성능,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제품군과 높은 가격대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인 로보락으로 약 50%를 차지했다. 다만 로봇청소기 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4300억원에서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새로 출시한 일반형 모델의 가격은 사양에 따라 141만~159만원이다. 이는 기존 비스포크 AI 스팀 시리즈보다 가격 부담을 낮춘 수준이다. 네이버 공식 스토어 기준 삼성전자의 로봇청소기 가격대는 150만~200만원대에 형성돼 있는 반면 중국 로보락은 50만~200만원대로 운영하고 있다.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국내 업체들도 전략 수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기능을 유지하면서 가격 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택했고 LG전자도 이달 중 새로운 로봇청소기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부터 보급형 제품까지 세분화된 제품군을 마련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국 제조 생태계를 활용한 협업 모델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구축한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 국내 업체들 역시 글로벌 공급망 활용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아직 보급 초기 단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AI 연동성을 강화하면서 중국 브랜드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로봇청소기는 카메라와 센서, 자율주행 기술, 생성형 AI 기능 등이 집약된 대표적인 스마트홈 기기다. 이에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주거 공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AI 홈플랫폼 경쟁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자사 AI 생태계와 연동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스마트홈 플랫폼과의 연결성을 확대하고 있다. 로봇청소기를 시작으로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제품 전반을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