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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 DNA 분석 업체 최대주주로...'멀티오믹스'에 베팅

2026-06-11 18:31:56

DNA·RNA·단백질 동시 분석...멀티오믹스 주목
유전체 분석 기술...AI 기술 고도화로 성장 전망
AI·디지털헬스 결합해 초개인화 의료 구축 예정

유전체 정보와 세포 변화를 시간 축에 따라 분석하는 '아비티 24' (왼쪽), 기존 제품 대비 분석량은 5배 늘고 분석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인 분석장비 '비타리'(오른쪽). [사진=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유전체 정보와 세포 변화를 시간 축에 따라 분석하는 '아비티 24' (왼쪽), 기존 제품 대비 분석량은 5배 늘고 분석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인 분석장비 '비타리'(오른쪽). [사진=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유전체 분석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며 정밀의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전체 산업이 DNA 분석을 넘어 질병의 원인과 치료 반응을 해석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관련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엘리먼트의 시리즈 E 투자에 참여해 1억7500만달러(약 26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지난 2024년 시리즈 D 투자에 이어 추가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는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메디테크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풀이된다.
유전체 분석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DNA 시퀀싱 기술은 선천적 유전 질환 예측부터 암 진단, 맞춤형 치료제 개발, 신약 연구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가령 혈액 포함돼 있는 미량의 암 관련 DNA 조각을 검출하면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진단하고 치료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유전체 시장은 2025년 70조6050억원(470억 7000만 달러)에서 2030년 127조6350억원(850억 9000만 달러) 규모에 이르며 연평균 12.6%의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DNA 정보만으로는 질병을 완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같은 유전자를 가진 환자라도 질병 진행 양상이나 치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전자 정보뿐 아니라 실제 유전자가 발현되는 RNA, 단백질, 세포 변화까지 함께 분석하는 멀티오믹스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유전체 분석 장비 시장은 미국 일루미나(Illumina)가 높은 점유율로 주도하고 있다. 일루미나의 지난해 약 43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0억4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일루미나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유전체 데이터를 GPU 기반 AI 기술로 보다 빠르게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계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표준 유전체와 비교·분석하는 과정에서 일루미나의 분석 플랫폼인 '드라겐(DRAGEN)'과 엔비디아 GPU를 결합해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높인 것이다.

다만 기존 방식은 DNA, RNA, 단백질, 세포 등을 개별적인 기기로 각각 정보를 얻어 소프트웨어로 통합해 멀티오믹스를 분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분석의 정확도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이 투자한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보완한 기술을 보유해 데이터 생성 단계부터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DNA와 RNA, 단백질, 세포 변화를 하나의 장비에서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아비티24'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고, 이는 생명공학 연구소, 병원에서 연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멀티오믹스를 단일 장비에서 구현하는 것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권오만 서울시립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는 "멀티오믹스를 하나의 장비에서 구현할 수 있다면 연구 효율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면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데이터 생산 비용과 처리량, 정확도"라고 말했다.

이에 일루미나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멀티오믹스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전체 분석 플랫폼에 엔비디아의 생성형 AI 모델과 가속 컴퓨팅 기술을 통합하기로 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 처리와 단일세포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멀티오믹스 데이터 해석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자사가 보유한 AI 기술과 디지털 헬스 역량을 엘리먼트의 유전체 분석 기술과 결합해 정밀의료 분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보다 신속하게 분석·해석하고 질병 예측 및 조기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향후 맞춤형 의료 서비스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전체 산업의 경쟁이 DNA 분석에서 질병 해석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DNA 염기서열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지 뿐만 아니라 유전자 발현 과정까지 분석해 질병의 원인과 치료 반응을 규명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대한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AI로 해석하는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엘리먼트에 투자한 배경 역시 향후 유전체 데이터와 삼성헬스, 갤럭시 워치·링 에서 확보한 생활 데이터를 결합해 초개인화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교수는 "시퀀싱 장비와 AI 소프트웨어는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한다"며 "시퀀싱 장비가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생산하는 역할이라면 AI는 이렇게 생성된 빅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해석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유전체 산업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지와 생산된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지가 모두 중요하다"며 "두가지 기술이 모두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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