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내 공급가 ㎏당 80원 인상...프로판·부탄 동반 상승 중동 공급 차질·해상운임 상승 영향...동절기 수요 증가 변수
LPG 충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에너지 가격 불안이 이어지면서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3개월 만에 인상됐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국제 LPG 가격과 누적된 미반영분까지 겹친 영향이다. 동절기 난방 수요 증가를 앞두고 가정과 운송업계의 연료비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가스와 E1은 10월 국내 LPG 공급가격을 전월 대비 ㎏당 80원씩 인상했다. 지난 8월과 9월 두 달 연속 가격을 동결한 이후 3개월 만의 인상이다.
이에 따라 SK가스의 가정·상업용 프로판 가격은 kg당 1485.73원에서 1565.73원으로, 산업용 프로판은 1492.33원에서 1572.33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수송용 부탄 역시 1721.54원에서 1801.54원으로 올랐다.
E1도 가정·상업용 프로판을 kg당 1563.17원, 산업용 프로판을 1569.77원으로 각각 80원 인상했다. 수송용 부탄은 kg당 1799.54원으로 조정됐다. GS칼텍스도 kg당 78원을 올리는 등 주요 LPG 공급사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가격 조정에는 국제 LPG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결정한 10월 국제 LPG 계약가격(CP)은 프로판이 톤(t)당 680달러, 부탄이 730달러로 전월 대비 각각 55달러, 70달러 올랐다. 국제 CP는 환율과 운송비 등과 함께 국내 LPG 공급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활용된다.
그간 LPG 업계는 국제 가격 상승에 따른 인상 요인에도 소비자 연료비 부담 등을 고려해 지난 두 달간 국내 공급가격을 동결해 왔다. 그러나 10월 CP가 추가로 오르면서 누적된 원가 부담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지역의 에너지 수송 차질도 원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통한 원유·가스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수송로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LPG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시장 전반의 가격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동절기를 앞둔 수급 상황도 변수로 꼽힌다. 카타르산 LNG 공급 차질로 아시아와 유럽이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선 데다 LPG도 난방용 프로판을 중심으로 계절적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중동발 공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에너지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LPG 가격 인상에 따라 가정과 운송업계의 연료비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판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의 취사·난방과 산업체 연료 등에 사용된다. 부탄은 택시를 비롯한 LPG 차량의 연료로 주로 쓰이는 만큼 운행거리가 긴 운수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가격 인상에도 업계의 원가 부담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두 달 연속 공급가격을 동결하면서 누적된 미반영분은 kg당 160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달 kg당 80원을 반영한 이후에도 미반영분이 남아 있어 국제 LPG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정부는 세제 지원을 통해 LPG 가격 부담을 낮추고 있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 25% 인하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프로판·부탄과 LPG 제조용 원유에는 연말까지 0% 할당관세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