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DC 1GW 추가 확보 추진...AI 인프라 투자 청사진 제시 5조원 투자 재원 조달 미정...설비투자·연구개발비 동반 감소 AX 성장세 지속·실적 개선 기대...재원 확보 및 수익성 관건
KT 본사 전경. 사진=KT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KT가 인공지능 전환(AX)을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전략을 구체화하며 미래 성장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올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가 모두 감소한 데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재원 조달 방식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화할 투자 집행과 신사업의 수익성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박윤영 사장 취임 이후 AX와 AI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에 비해 AI 사업의 수익모델과 성장 방향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과 사업 목표를 제시하면서 성장전략의 구체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KT는 지난 7월 향후 5년간 약 5조원을 투자해 1기가와트(GW) 규모의 AIDC 용량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KT클라우드도 지난 9월 2031년까지 전국 20여 개 거점에 1GW 이상의 AIDC 인프라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통신사업을 넘어 AI 인프라와 기업용 AX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KT는 향후 3년간 정보보안·IT에 4조원, 네트워크 인프라에 약 8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5년간 해저케이블 사업에도 1조원을 투자한다. 통신망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AI 사업 확대에 필요한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계획을 제시한 것과 달리 올해 실제 설비투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KT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설비투자액(CAPEX)은 7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줄었다.
연간 투자 규모도 축소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올해 연결 기준 CAPEX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조8064억원으로 지난해 3조5965억원보다 2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비 역시 감소세다. KT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387억9300만원으로 전년 동기(1932억4900만원) 대비 28.2% 줄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같은 기간 1.35%에서 1.03%로 0.3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에 따른 고객 보상과 보안 강화 비용이 투자 여력에 부담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체 투자 규모 감소가 곧 AI 투자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 재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투자계획의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및 집행 방식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GW 규모의 AIDC 구축은 KT클라우드가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총 5조원의 투자금을 KT와 KT클라우드가 각각 얼마나 부담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에 따라 양사 간 투자 부담 배분과 외부 자본 활용 방안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KT클라우드는 앞서 2023년 IMM크레딧앤솔루션으로부터 6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AI 사업의 외형 성장은 이어지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2분기 KT클라우드를 포함한 AX 사업 매출은 36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클라우드 매출도 2654억원으로 약 20% 늘었다.
현금흐름도 투자지출 감소에 힘입어 개선될 전망이다. KT의 올해 잉여현금흐름(FCF) 컨센서스는 1조715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조9417억원에서 4조7517억원으로 3.8% 감소할 전망이지만, 설비투자가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잉여현금흐름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향후 대규모 투자계획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면 현금 유출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 만큼, 실제 투자 집행과 사업 성과는 내년부터 가시화할 전망이다. KT는 2027년 부천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2028년 군산과 용인, 2029년 안산 등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KT의 연결 매출액이 약 27조9444억원, 영업이익이 2조2376억원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각각 2.1%, 7.1%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신업계는 투자 재원 확보와 AX 사업의 수익 기여도가 중장기 성장전략의 실효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은 AI 투자 성과를 당장 평가하기보다 기업이 AI 시대에 대비해 어떤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 시점"이라며 "다른 기업들이 AI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KT가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것인지, 기존 선행투자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인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