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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건강칼럼] 갑자기 어깨 통증이 사라졌다면 더 위험하다

2024-10-11 17:36:06

[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 60대 초반의 여성이 어깨가 아프다며 내원했다. 어깨가 아픈 것은 꽤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진통제를 먹고 주사를 맞으면 금방 괜찮아졌는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어깨가 아프기를 반복했다. 재발할 때마다 통증이 더 심해지고, 어깨를 움직이기도 힘들어 제대로 검사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았다. #


MRI 검사를 해보니 회전근개라는 힘줄이 일부 찢어진 것이 관찰됐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딱 잡아 몸통에 고정하는 힘줄이다. 견갑하근,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4개 힘줄이 있는데, 이 힘줄이 끊어지면 통증이 생기고 어깨를 움직이기가 어려워진다.

"힘줄이 찢어졌다고요? 운동을 심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어깨를 많이 쓰지도 않았는데 왜 찢어졌을까요?" 검사 결과 회전근개파열이 생긴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환자는 깜짝 놀라며 당황했다.

회전근개파열은 95%가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다. 외상으로 파열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어깨를 잡아주는 회전근개를 오랜 기간 계속 사용하다 보면 힘줄이 약해지고, 어깨관절 안에서 뼈와 부딪치면서 점점 닳다가 파열된다. 단기간에 큰 힘을 쓰거나 잘못해서 파열되는 것이 아니다.
환자분의 경우 회전근개가 완전히 찢어진 것은 아니지만 파열된 정도가 심한 편이었다. 통증도 심해 당장은 아니라도 경과를 보면서 수술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었다. 급한대로 통증을 줄여주는 약물치료, 주사치료를 하고 다음번 외래에서 경과를 보기로 했다.

2주쯤 지난 어느 날, 환자가 밝은 얼굴로 내원했다. 지난번에 수술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껏 근심스러운 얼굴로 돌아갔던 환자였다.

"선생님, 어깨가 하나도 안 아파요. 약이 좋았는지 저절로 나았나 봐요. 이제 수술하지 않아도 되죠?" 환자는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갑자기 어깨통증이 사라졌다는 것은 경계해야 할 적신호다. 일반적으로 회전근개가 찢어지면 굉장히 아프고 팔을 못 올릴 것 같지만 초기에는 아프다가도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를 하면 통증이 금방 가라앉는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회전근개가 점점 더 많이 찢어져 통증이 심해지고 팔을 움직이기도 힘들어진다.

그런데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되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힘줄이 완전히 찢어져 떨어져 나가 더 이상 당겨지는 조직이 없어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통증이 없다고 회전근개파열이 치유된 것이 아니다. 이미 회전근개가 끊어졌는데 몸은 어깨를 움직일 때 힘줄을 계속 잡아당겨, 결국 힘줄이 말려들어 간다. 이런 경우 나중에 봉합수술을 해도 통증이 심하고, 수술 이후에도 기능이 떨어지고 재파열 위험도 커진다.

회전근개가 아주 조금 찢어졌을 때는 잘 치료하면 다시 붙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술을 고려할 정도로 많이 찢어졌을 때는 절대 저절로 붙을 수 없다. 어느 순간 통증이 없어졌다고 안심하지 말고, 의사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호미로 막아도 되는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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