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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IP' 다시 꺼내는 넥슨…검증된 흥행 공식 통할까

2026-06-24 16:18:23

'크아' 종료에도 '카트' 원작 복원…기존 IP 생명 유지 차원
개발비용 절감과 팬덤 확보 '일석이조' 효과...IP 재편 속도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가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막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026 기조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가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막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026 기조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넥슨이 게임의 수명과 지식재산권(IP)을 분리해 지속·확장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비롯한 장수 게임들의 서비스는 종료하더라도 기존 IP의 가치는 유지한다는 방침으로,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IP'가 가진 힘을 극대화해 매출 성장에 이바지하겠다는 구상이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2001년 출시 이후 25년간 서비스를 이어온 PC 온라인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오는 8월 13일부로 종료한다. 앞서 지난해 원작 '카트라이더'가 문을 닫았고 슈팅 게임 '버블파이터' 이날 서비스를 종료했다. 여기에 최근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종료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과거 넥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크레이지파크' IP 라인업 중 현재 명맥을 잇는 타이틀은 모바일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만 남게 됐다.
다만 넥슨은 게임 서비스 종료와 IP 활용을 별개로 보고, 기존 IP의 가치를 유지·확장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넥슨은 과거 서비스가 종료됐던 카트라이더 IP 기반의 신작 프로젝트 명칭을 원작과 동일한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로 확정했다. 새 프로젝트는 원작의 감성과 주행감, 조작감 등 핵심 게임성을 계승하면서도 64비트 전환과 DirectX 11 적용 등 클라이언트 환경을 현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 16일 '2026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에서 "게임 자체는 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IP는 계속 살아 있고 이어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며 "크레이지 아케이드 역시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구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 대표는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사례처럼 크레이지 아케이드 IP를 외부 창작자에게 개방하는 형태의 이용자 참여형 플랫폼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실제로 넥슨은 고전 IP를 외부 창작자에게 개방해 새로운 게임으로 재활용하는 '넥슨 리플레이'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에버플래닛', '택티컬 커맨더스', '일랜시아', '어둠의전설', '아스가르드' 등 과거 인기를 끌었으나 현재는 수익성이 떨어진 올드 IP 5종을 대상으로 다수의 외부 파트너 계약이 진행 중이다.

과거에는 오래된 자산을 외부에 제공할 때 개인정보나 보안 로직, 소스 코드 노출 등의 리스크가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안전한 'IP 패키지'를 배포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외부 개발사들을 중심으로 원작 리마스터 및 모바일 RPG로의 재해석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장수 IP의 재활용과 라인업 정리는 최근 게임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공통된 흐름이다. 넷마블은 '몬스터 길들이기' 등 초기 흥행작들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후속작인 '몬길: 스타 다이브'로 IP 라인업을 재편했다. 엔씨는 2008년 출시한 '아이온: 영원의 탑'의 후속작인 '아이온2'를 비롯해, 지난 1998년 출시한 원조 MMORPG '리니지'의 초기 버전을 있는 그대로 구현한 ‘리니지 클래식’으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업계가 이처럼 IP를 활용해 게임을 재출시하는 배경에는 상징성만으로 적자 게임을 유지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점이 있다. 최근 게임 이용자 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인건비 및 신작 개발비 등 고정비 부담이 급증한 상황이다. 반면 이미 검증된 흥행작 IP를 활용하면 초기 개발 부담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탄탄한 기존 팬층을 기반으로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어 마케팅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다. 기존 캐릭터나 몬스터 등 콘텐츠 자산을 재활용할 수 있어 제작비 측면에서도 이득이 된다.

또, 넥슨의 내부 체질 개선 기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일본 법인 회장은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연 자본시장 브리핑(CMB)에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넥슨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데 지나치게 느렸다"며 포트폴리오가 비대해지면서 사업성 없는 프로젝트들이 마진을 압박해 왔다고 진단했다.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522억엔(한화 약 1조 4548억원), 영업이익은 40% 늘어난 582억엔(약 556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효율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그래픽 수준이 높아지고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구작 게임 그대로는 유저 유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기존 IP 이용자와 해당 IP에 추억을 가진 이들은 물론, 신규 유저까지 모두 아우르기 위해 구작을 현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IP가 가진 힘을 현대적인 트렌드와 얼마나 적절하게 결합하느냐가 향후 흥행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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