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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업체, 자영업자에 배달앱 '자체배달' 해지 강요 "업주·소비자 부담, 가중"

배달대행업체, 배달앱 자체배달 확대에 위기감 느껴 업주 압박 논란 "그간 상생 안해놓고"

2025-03-28 14:46:08

이미지=최효경 기자
이미지=최효경 기자
[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최근 경기도 평택 등 일부 지역에서 배달대행업체들이 음식점 업주들을 대상으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쿠팡이츠의 자체배달 서비스 이용 해지를 강요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배달앱들의 자체배달 서비스 확대로 배달대행업체들이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자 업주들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자영업자들은 "그간 말도 안되는 사유로 배를 불려온 배달대행업체들이 업주들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놓고 이제와서 협박하면 안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작금에 소비자 부담까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배달대행업체 보이콧 행태, 불합리 횡포…배송경쟁력 높여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나타난 일부 댓글. ⓒ아프니까 사장이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나타난 일부 댓글. ⓒ아프니까 사장이다
28일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배달대행업체들이 100% 자체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쿠팡이츠와 배민1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자체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배민 이용을 해지하라고 보이콧을 요구해 고민에 빠진 업주들의 글이 올라왔다.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된 내용에 따르면 평택 지역 배달대행업체인 뉴트랙, 생각대로, 디플러스 등은 지난 15일부터 지역 음식점 업주들에게 "배민 자체배달 서비스인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면 배달 대행을 하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들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경기 침체와 더불어 배달 플랫폼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 때문에 가맹점과 배달 대행사의 운영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배달대행사를 이용하는 가게배달에 대해서는 건당 배달비를 500원 인하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에 한 업주는 "배달대행업체를 위해 (배달앱) 자체배달을 해지하면 식당 매출도 줄어들 텐데 그건 누가 책임지느냐, 자체배달을 해지하지 않으면 배달 대행을 안 해준다고 하는 것은 갑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경남 창원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일부 배달대행업체들이 쿠팡이츠 서비스를 등록한 음식점의 배달 대행을 해주지 않겠다고 한 것.

일각에서는 배달대행업체가 업주들에게 배달앱 자체배달 서비스 해지를 강요할 경우 피해를 보는 것은 업주들뿐만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최근 국내 배달앱들은 배달 비용을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무료 배달' 제도를 앞세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와우 회원' 멤버십을 대상으로, 배민의 경우 '배민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을 지원한다.

이에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배달앱 자체배달을 통해 무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배달대행업체들의 보이콧으로 인해 자체배달은 등록하지 않고 대행업체 배달만 이용하는 가게가 늘어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앱 멤버십 서비스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별도로 배달비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소비자의 부담은 가중되고, 업주들은 매출 감소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 배달앱 자체배달이 편리한 이유는 무료 배달비 뿐만이 아니다. 자체배달은 배달앱이 배달원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실시간 배달 현황, 시간 등이 정확하게 안내된다. 배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플랫폼에 등록된 배달원 정보를 통해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반면 대행업체의 경우 라이더 위치나 배달 시간을 파악하기 어렵다. 배민 관계자는 "배달대행과 자체배달을 동시에 운영했지만 소비자들이 자체배달 서비스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자체배달 서비스 확대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업주는 "온갖 할증에 심지어 날씨 궂으면 문 닫아버리는 로컬 배달대행을 왜 선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픽업이 늦던, 음식이 파손되던, 배달이 잘못되던 알아서 다 처리해주는 플랫폼에 가게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업주가 배달앱에 내는 배달 수수료보다 배달대행이 더 저렴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4월부터 배민 앱 개편으로 가게배달과 배민배달 수수료 차이가 0.7%(3만원 기준 210원)로 배민배달이 손익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가게배달을 살리려면 배달비, 속도 등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하는 대행사가 없다"고 비판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배달대행사들의 보이콧 행태는 불합리한 횡포다. 이 부담은 업주가 감당하거나 다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어 우려된다"며 "배민 등 배달앱들의 자체배달 선호 현상은 시장의 흐름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편리한 서비스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배민과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들은 입점업체들과 오랜 기간 타협 끝에 지난해 11월 최종 상생안을 도출한 바 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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