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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LCD 담합 항소심도 승소…대만 패널업체 배상 책임 재확인

2026-03-27 15:11:27

TFT-LCD 가격담합, 대만 AUO·한스타...수백억 배상 판결
소멸시효 주장...법원 “손해 인식 시점, 행정소송 확정 때”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글로벌 LCD 시장에서 벌어진 대만 제조업체들의 가격 담합으로 피해를 본 LG전자와 해외 법인들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법원은 대만 업체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재차 인정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2-2민사부는 LG전자와 6개 해외법인이 대만 AUO와 한스타 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담합에 따른 손해 발생과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대만 업체들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가격을 인위적으로 설정하고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LG 측이 TV·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패널을 실제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하며 손해를 입었다고 봤다.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소멸시효였다. 대만 제조업체들은 미국 판결(2009년)과 EU 제재(2010년) 이후 10년 이상 경과해 소송 권리가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 AUO는 미국 형사 절차에서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합리성 원칙 적용을 주장하는 등 무죄를 주장했고 경쟁제한 효과를 부인하거나 가격담합의 고의성도 부인해 왔다”고 밝혔다.

결국 법원은 “피고가 합의 존재를 일관되게 부인해 온 점을 고려하면 원고인 LG로서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행정소송 판결 확정 시점(2024년 3월 11일)에 이르러서야 손해 발생을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담합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배상 범위는 60%로 제한했다. 공동행위 종료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난 뒤 소송이 제기됐고 장기간 재판으로 지연손해금이 크게 늘어난 점 등을 고려한 조치다.

판결에 따라 주요 피고들은 LG전자와 해외법인들에 수십억원에서 100억원대에 이르는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거래 시점 이후 연 5%, 판결 이후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더해지면서 실제 부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어 대만 업체들이 자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이 사건 공동행위를 결정한 회의들 중 일부가 대한민국에서 개최됐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불법행위가 행해진 곳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당사자들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은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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