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유명환 기자] MG손해보험의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에 대한 매각이 또다시 불발됐다. 본입찰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만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금융권에서는 한투지주의 최종 인수 결정 여부가 예별손보의 운명을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진행한 예별손보 공개매각 본입찰에서는 예비인수자 3곳(하나금융지주·한투지주·JC플라워) 중 한투지주만 최종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한투지주만 최종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본입찰은 유찰로 끝났다.
하나금융지주와 JC플라워가 본입찰에서 이탈한 배경에는 예별손보의 재무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MG손보의 가용자본은 -1972억원, 요구자본은 8569억원이다. 금융당국의 지급여력비율(K-ICS) 권고치 13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1조3000억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태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인수 후 재무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예보는 인수 의사를 밝힌 한투지주를 포함해 또 다른 잠재매수자의 의사를 타진하고 인수 의사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재공고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계약법에 따라 본입찰에 두 번 참여해 유찰된 기업은 수의계약이 가능한 만큼 현재로선 한투지주의 인수 의지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한투지주가 재입찰에 참여해 최종 낙찰될 경우 예보는 한투지주가 제대로 보험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와 사업계획이나 계약이행 능력이 적정한지를 일주일간 평가할 계획이다. 또 국가계약법상 예정가격 이하의 입찰자에 매각해야 하는 만큼 제시한 가격의 적정성도 따져볼 방침이다.
한투지주는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 대부분을 검토해 왔다.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롯데손보 실사에 참여했고 올해는 KDB생명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남구 한투 회장 역시 지난해 "보험사 인수를 위해 다양한 대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보험업 진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증권사를 주력으로 둔 금융그룹이 보험사를 인수하면 보험사의 채권·대체투자 운용을 증권 계열사가 담당하게 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메리츠금융의 경우 보험사의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증권 계열사가 운용하면서 자기자본 운용 수익과 수수료 수익, 투자 이익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한투지주 역시 이 같은 사업 모델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투지주가 인수를 최종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별손보의 재무 정상화를 위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투지주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으면 예별손보는 매각이 완전히 무산돼 다시 계약이전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럴 경우 예보는 예별손보의 보험계약을 5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에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 전산시스템이 모두 다른 만큼 이관 작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등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계약이전 방식은 기존 MG손보 계약자들의 보험 유지에는 문제가 없지만 인수·합병(M&A) 대비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예보 관계자는 "매각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국가계약법에 따른 재공고 입찰을 검토하겠다"며 "매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5개 손보사로의 계약이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별손보 매각은 한투지주의 최종 결정에 달려 있다"며 "한투지주가 보험업 진출 의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재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지만 1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