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자산 감가상각 줄이고 유동성 확보 위해 자산 매각 추진 CUT, WUT 등 미국 컨테이너 터미널 유동화 시도했으나 거래 불발 HPNT는 싱가포르 싱가포르 터미널 운영업체 PSA와 지분 매매 계약 “부산 신항 모든 터미널 외국에 넘어간다” 우려에 40%+1주 만 매각
현대상선 부산신항터미널(HPNT) 전경. 사진= HMM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현대상선은 자구 계획을 실행하면서 선박·터미널·물류창고 등 고정자산의 감가상각 부담과 선박운항 네트워크 유지에 소요되는 운영비를 줄이고 유동성을 확충하기 위해 해외자산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그중 하나가 미주 지역에서 운영하는 두 개의 컨테이너 터미널이었다. LA에 위치한 컨테이너 터미널 CUT(California United Terminals)와 타코마에 위치한 컨테이너 터미널 WUT(Washington United Terminals)는 미국법인 HMMA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자산을 직접 보유하는 형태로 운영하다 보니 글로벌 물동량 침체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운항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다.
이에 현대상선은 당초 수립한 자구계획안에 따라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처음에는 CUT와 WUT의 지분 49%씩을 매각해 1억4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2014년 10월 HMMA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 인수 우선협상자로 미국 내 사모펀드 린지골드버그(Lindsay Goldberg)를 선정했다. 그러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난항을 겪으면서 2015년 초 거래가 최종 불발되었다.
그 이후 현대상선은 유동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하고 잠재적 투자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터미널 유동화 방식에 대해 검토했다. 유동화는 현금화가 어려운 비유동 자산의 지분을 증권화하여 단기간 내에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 기법을 말한다. 이를 통해 2015년 4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아폴로PE와 투자 유치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CUT와 WUT 각각의 지분 49%를 담보로 아폴로PE로부터 1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이었다.
이 논의 역시 곧 계약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지만, 결국 별다른 성과 없이 논의가 종결되었다. 1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충하는 데 투입하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투자 유치 방안마저 불발된 후에는 두 터미널을 각각 분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도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터미널 지분 매각은 불발되었지만, 이는 채권단에게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터미널을 지속 보유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져, 구조조정 이후 사업을 확장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에서 운영하는 컨테이너 터미널의 유동화를 통한 자금조달 방안이 불발된 것과는 달리 부산신항의 2-2단계 터미널을 매각하는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현대상선은 2010년 말부터 현대부산신항터미널(HPNT)의 지분 매각을 추진해서 그해 12월 HPNT 우선주 50%-1주를 2000억 원에 뉴오션웨이유한회사에 매각했다. 하지만 그 후 시간이 갈수록 유동성 확충에 대한 채권단의 압박이 더 커졌다.
이에 현대상선은 2016년 1월 HPNT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싱가포르의 터미널 운영업체인 PSA와 지분 매매를 위한 협상을 갖고 MOU를 체결했다. PSA는 곧바로 HPNT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2006년부터 25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0년 2월 개장한 HPNT는 2014년에도 1526억 원의 매출과 43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었다.
때문에 HPNT를 매각하는 것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던 현대상선은 이른 시일 내에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매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에서는 HPNT 지분 매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미 외국계 터미널의 비중이 매우 높아진 부산신항에서 PSA가 HPNT를 인수하게 되면 부산신항 최대의 터미널운영업체로 부상하게 되고, 한진해운터미널(HJNC) 말고는 부산신항의 터미널 모두를 외국계가 차지하게 된다는 우려였다.
이러한 우려에 따라 현대상선은 지분 구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여 보유지분 중 10%를 남기고 40%+1주 만을 800억 원에 매각하기로 2016년 3월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HPNT의 경영권은 최대 주주가 된 와스카유한회사가 보유하게 되고 현대상선은 10%의 지분만을 보유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