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전력기기 호황 지속…배터리 소재 사업은 변수 부채비율 256.3%…구리가격 상승발 재고 증가 주원인 꼽혀
서울 LS용산타워 전경. / 사진=LS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구리 전선 수요와 전력망 투자 확대라는 글로벌 흐름에 올라타면서 LS그룹의 수익성이 회복세로 전환됐다. 2024년 3.90%, 2025년 3.30%를 웃돌던 LS그룹의 핵심 지배회사 (주)LS의 영업이익률이 5%대로 올라선 상황이다. 다만 2023년 말 7조4568억원이던 총차입금이 올해 1분기 말 12조6004억원으로 3년새 5조1436억원 불어난 것은 경영진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주)LS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조5044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9135억원 대비 약 3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3045억원보다 56.3% 늘었고 순이익은 2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1411억원 대비 71.4% 증가했다.
LS그룹은 (주)LS와 (주)INVENI가 그룹을 나눠 이끄는 구조다. (주)LS는 전선·케이블의 LS전선, 전력기기·자동화의 LS일렉트릭, 구리 제련·가공의 LS엠앤엠, 철도 솔루션의 LS아이앤디를 거느리고 있으며 (주)INVENI는 도시가스 업체 예스코를 산하에 두고 있다. LPG 공급 전문회사 E1도 핵심 계열사다. 계열 전체 합산 매출은 지난해 기준 40조8000억원으로 재계 서열 15위권의 외형을 갖추고 있다.
LS그룹 실적 회복의 중심에는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조5880억원에 EBITDA마진이 5.76%였다. EBITDA마진은 매출 100원 중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를 합한 현금 이익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LS일렉트릭은 2025년 매출 4조9660억원에 EBITDA마진이 11.25%로 그룹 내 최고 수익성을 기록했다. 미국·유럽의 전력망 현대화 투자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배전반·변압기·전력변환장치를 주력으로 하는 LS일렉트릭의 수주가 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호조가 곧바로 현금 축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차입금이 급증한 직접적인 배경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시설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계열 합산 잉여현금흐름(FCF)은 2023년 마이너스(-) 270억 원, 2024년 -4180억 원, 2025년 -9410억 원으로 3년 누계 적자 규모가 1조3860억원에 달한다.
LS전선의 글로벌 해저케이블 생산설비 증설과 LS일렉트릭의 국내외 굵직한 공장 확장에 투입된 대규모 자본적 지출이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초과한 결과다. 여기에 원자재인 구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까지 겹치며 운전자본 부담을 가중시켰다.
계열 합산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2025년 3.7배다. 해당 지표는 빌려 쓰고 있는 실질 빚(순차입금)을 연간 현금 창출력(EBITDA)으로 나눈 수치로 빚을 갚는 데 몇 년치 현금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3.7배는 현재의 현금 창출 속도를 유지할 경우 약 3년 7개월이면 실질 빚 전액을 상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상 이 수치가 5배를 넘으면 재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만큼 현재 수준은 관리 가능한 범위로 풀이된다.
부채비율도 단기간에 상승했다. 1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56.3%로 2025년 말(225.5%)보다 30.8%p 상승했다. 재고자산이 전기(6조6793억원)에서 7조9572억원으로 1조2779억원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구리가격 상승으로 LS엠앤엠의 원재료·재공품 평가액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구리값이 내려가면 재고 평가도 낮아지는 구조다. 현금성 자산은 1분기 말 기준 2조4395억원으로 전기(2조866억원)보다 3529억원 늘어 단기유동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LS엠앤엠의 2차전지 소재 투자는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LS엠앤엠은 황산니켈·전구체 등을 생산하는 울산 EV소재 콤플렉스(1조1600억원)와 새만금 전구체 생산기지(6700억원) 등 총 1조8300억원 규모의 배터리 소재 투자를 진행 중이다. 준공 목표는 2027년이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와 중국 업체의 저가 물량 공세로 배터리 소재 시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완공 후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다. LS엠앤엠의 매출은 14조9420억원으로 그룹 내 최대임에도 EBITDA마진은 2.15%로 수익성은 제한적이다.
E1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LPG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실적 변동성 가능성이 제기된다. E1의 2025년 매출은 7조1140억원, EBITDA마진은 4.89%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S그룹의 계열 합산 EBITDA는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전력망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는 한 LS전선과 LS일렉트릭을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력망,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LS그룹 자회사 전반적으로 실적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불어난 차입금과 배터리 소재 투자 불확실성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그룹 재무 안정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