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장중 상승폭을 키우며 삼성전자(보통주 기준)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25년 7개월 만에 코스피 '왕좌' 교체가 이뤄진 모습.[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유명환 기자] 인공지능(AI) 메모리 수퍼사이클을 앞세운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왕좌를 처음으로 차지하면서 코스피도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91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자본시장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2.13포인트(0.69%) 오른 9114.5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8954.43까지 밀렸으나 낙폭을 빠르게 만회한 뒤 장중 9200선을 터치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달 18일 9000선 고지를 밟았고 불과 4거래일 만에 9100선마저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지수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셈으로 '코스피 1만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1502억원과 304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외국인은 2조5467억원을 순매도하며 반도체 대형주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날 증시 반등의 촉매는 두 가지였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 협상 난항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약세 출발했으나 장중 협상 진전 소식이 전해지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여기에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8.4% 급증했다는 데이터가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에 불을 당겼다.
이날 증시 역전의 핵심은 SK하이닉스의 시총 1위 등극이다. 장 마감 기준 SK하이닉스 시총은 2080조3782억원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시총(2066조6594억원)을 처음 추월했다. 삼성전자가 2000년 11월 21일 이후 단 한 번도 내어준 적 없던 코스피 1위 자리가 약 25년 7개월 만에 교체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 우선주(179조7311억원)를 포함한 전체 시총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역전을 이끈 구조적 배경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 이동이다. SK하이닉스의 삼성전자 대비 시총 비율은 2022년 말 30.9%에 불과했으나 2025년 말 66.8%로 도약했고 이달 들어 78%선까지 치솟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HBM 시장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가 2025년 59%까지 확대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해 20%로 급감한 것이 주가 격차의 핵심 동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 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 등 방대한 포트폴리오가 반도체 초강세 수혜를 희석시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집중도가 높아 AI 수퍼사이클 국면에서 이익 탄력이 극대화되는 데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1포인트(0.19%) 오른 968.40에 마감하며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41억원과 1495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이 4652억원을 순매도하며 대조적인 수급 구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