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에 국제 유가 하락 추세 지속 석유 최고가격제에 반영...휘발유·경유 가격 150원 내려
서울 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국제유가가 중동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앉으면서 정부가 서민 경제의 부담을 덜기 위해 한동안 동결했던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당 150원 하향 조정했다. 호르무즈 해협 피격이라는 돌발 복병은 있지만, 당분간 유가 하향 안정 추세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정부가 물가 안정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27일 업계 및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7차 석유 최고가격’을 현행 수준보다 150원 하향했다. 조정된 가격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재고 소진 시차로 인해 조정 가격은 2~3주 후부터 반영될 예정으로, 세금과 유통비 등을 더하면 최종 소비자가는 1800원 대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그간 주유소 판매가격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며 휘발유 2007원, 경유 1998원 선에서 묶여있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국제유가 하락 흐름에 맞춰 제도를 유연하게 운용함으로써 물가 안정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중동전쟁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항공료와 렌터카, 자동차 정비, 세탁료 등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만큼, 석유 최고가격 인하 등을 통해 전반적인 물가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3.14달러로 전쟁 직전(72.48달러) 수준을 사실상 회복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69.92달러를 나타내며 70달러선 아래로 하락했고, 두바이유는 67.29달러를 기록하며 오히려 전쟁 전보다 저렴해졌다.
시장은 호르무즈 통항에 따른 중동산 원유 공급 확대 기대 등으로 국제 원유와 가스 가격이 하락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맞춰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고가격제 조정을 포함한 과감하고 신속한 대책을 주문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또한 비상 대응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기습 피격 사건이 발생하며 국제유가가 2% 안팎으로 일시 반등하는 등 잠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드론 추정 공격과 선박 철수 계획 잠정 중단 소식에 미·이란 협상 진전으로 이어지던 하락세에 잠시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유가 대세를 뒤흔들 만한 악재가 아닌, 하강 국면 속에서 나타난 일시적 충격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동전쟁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대외적 불확실성 완화 흐름이 이미 자리를 잡은 데다, 이번 피격 역시 선박 일부 파손에 그쳐 전면적인 해협 봉쇄나 공급망 마비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단기 돌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유가 안정화와 국내 기름값 인하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