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미주총괄 신설...AI 메모리 고객 대응 강화 SK가스·SK디스커버리 대표 교체...SK이노 정승일·강동수 투톱 체제 김선혁 SK㈜ 담당 사장 승진…추형욱 사장 동남아 총괄 맡아
안현 SK하이닉스 사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 키노트 스피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SK그룹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는 한편 에너지·화학 계열사의 경영진을 교체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사장급 조직을 신설해 빅테크 고객 대응을 강화하고 SK이노베이션과 SK가스 등은 에너지 사업과 포트폴리오 관리 경험을 갖춘 인물을 새 경영진으로 배치했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확대하는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고객 확보와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에너지·화학 계열사는 사업별 책임경영 체제를 정비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주사에도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과 해외 거점 확대를 추진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멤버사 이사회에서 결정한 2027년 사장단 인사 사항을 공유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동시에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사업의 글로벌 고객 대응과 기술 개발 조직을 강화했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됐으며 기존 개발총괄을 맡았던 안현 사장은 신설되는 미주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현지 빅테크를 중심으로 사업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역량 강화를 이끌 예정이다.
안 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SOCAMM 등 AI 메모리 개발을 주도한 기술 전문성에 사업·전략 경험과 글로벌 사업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주요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현지 시장 대응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은 개발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미래기술연구원장을 겸임한다. 차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선행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기술 전문가다. 선행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 기술 연구와 실제 제품 개발 간 연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윤풍영 SK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겸 SK하이닉스 글로벌성장TF 담당 사장은 SK하이닉스 경영지원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 윤 사장은 SK그룹에서 전략·투자·사업개발과 인공지능 전환(AX) 분야의 경험을 쌓아왔다. 앞서 7월부터는 SK하이닉스 글로벌성장TF를 맡아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실행을 이끌었다.
정승일 SK이노베이션 신임 총괄사장,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신임 사장 겸) SK에너지 신임 사장. [사진=SK]
◇ SK이노·에너지 계열사 수장 교체…사업별 전문성 강화
에너지 계열사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대표이사 교체가 눈에 띈다. 신임 최고경영자(CEO)에는 정승일 사장이 내정됐다. 정 사장은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거쳐 한국전력공사 대표이사를 지낸 전력·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공공 에너지기관과 정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을 이끌게 됐다.
강동수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각자대표와 SK에너지 대표를 겸임한다. 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과 SK에너지 솔루션&플랫폼 추진단장 등을 거치며 2025년에는 SK㈜ 담당 사장과 포트폴리오 관리(PM)부문장을 맡았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SK엔무브 대표이사인 김원기 사장은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김 사장은 2023년부터 SK엔무브 대표를 맡았으며 이전에는 SK루브리컨츠 기유마케팅실장과 기유경쟁력강화실장 등을 지냈다. 윤활유·기유 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화학사업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SK디스커버리 대표에는 윤병석 SK가스 사장이 내정됐다. 윤 사장은 1996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입사한 뒤 2012년 SK가스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가스사업부문장과 S&T부문장을 거쳐 2019년부터 SK가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SK가스 신임 대표에는 송경열 전략본부장이 승진 내정됐다. 송 사장은 SK E&S의 패스키 최고운영책임자(COO), 수펙스추구협의회 그린TF장 등을 거쳤다. 2025년부터 SK가스 전략본부장과 SK디스커버리 사업개발총괄을 맡아왔다. 에너지 사업 전략과 신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SK가스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SK㈜는 장용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김선혁 SKC 전략부문장을 담당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장 대표는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대표를 거쳐 2024년 SK㈜ 대표이사에 올랐다. 올해는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겸임했으나 이번 인사로 SK이노베이션 대표직에서는 물러난다.
김 사장은 SKC에서 BM혁신그룹장과 포트폴리오 관리 부문장을 지냈고 SK㈜ 밸류 TF에도 참여했다. 그룹 사업모델 혁신과 포트폴리오 관리 업무를 맡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SK㈜의 사업 재편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는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이 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권 사장은 SK이노베이션에서 ESG전략과 경영전략, 전략본부 업무를 맡아왔다. 계열사 전략과 사업 조율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사업 전략을 지원할 예정이다.
추형욱 사장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신설된 동남아 담당을 맡는다. 추 사장은 SK㈜ 투자센터를 거쳐 SK E&S 대표이사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지냈다. 에너지 사업 운영과 그룹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 지역의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현지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SK그룹은 기존 미주·중국·일본에 이어 동남아 총괄을 신설해 해외 사업 관리 체계를 확대했다. SK㈜ 장용호 대표는 유임하고 주요 계열사에는 사업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배치하는 한편 SK하이닉스에는 글로벌 고객 대응을 위한 별도 조직을 신설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제적 사업 재편과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룹의 질적 성장과 기업 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