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매출 9.6% 늘 때 영업이익 17.1% 감소 멕시코 적자 전환·러시아 자본잠식...해외 채무보증 8734억 반대 주주 매수청구 1400억 넘으면 거래 철회
현대위아 창원공장 전경. / 이미지 = 현대위아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현대위아가 K2 전차 주포와 K9 자주포 포신을 만드는 특수(방산)사업부를 계열사 현대로템에 3584억원에 넘기고 열관리시스템(TMS)과 로보틱스 등 신사업에 승부수를 던진다. 떼어내는 방산은 회사 평균보다 이익률이 높은 알짜 사업이지만 남는 자동차부품 본업은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은 줄고 있는 상황이다. 멕시코와 러시아 해외 법인의 부진과 대규모 채무보증도 부담으로 남아 있다. 현대위아 입장에서는 신사업이 이익을 내기 전까지는 수익성이 떨어진 본업이 실적을 지켜야 하는 만큼 이번 사업 재편의 성패는 본업 마진 회복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 주주의 매수청구 규모에 따라 거래가 철회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지난달 19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특수사업부의 영업자산·부채와 이전 대상 임직원 등 사업 일체를 현대로템에 넘기는 영업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현대위아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엔진과 모듈, 등속조인트 등을 공급하는 자동차 부품사다. 특수사업부에서는 대구경 화포와 항공기 착륙장치 등을 만들어왔다.
특수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현대위아 연결 매출의 4.6%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률은 10%대로 추산된다. 같은 해 전사 연결 영업이익률이 2.4%였던 점을 감안하면 회사 평균의 4배가 넘는 이익률을 내던 사업을 떼어내는 것이다.
방산 부문은 2024년 이후 실적이 개선되며 전사 수익성을 보완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위아는 특수사업을 다른 사업과 연계성이 없고 그룹 미래 전략과 맞물리는 정도도 낮은 사업으로 분류하고 매각을 결정했다. 전차·자주포 같은 완성 무기를 만드는 체계업체 중심의 방산 구조에서 포를 납품하는 부품사로서는 체계업체의 수주 규모를 넘어 사업을 키우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장 노후화 개선 등에 사업 규모에 비해 과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매각 배경이다. 방산 투자를 병행하면 핵심사업 투자 여력이 제약된다는 판단에서다. 양도가액은 특수사업부 영업가치 4800억원에서 이전하지 않는 토지·건물 1170억원과 순자산 조정분 46억원을 뺀 금액이다. 외부평가기관인 EY한영회계법인은 특수사업부의 가치를 최소 3885억9400만원에서 최대 4832억8000만원으로 평가했다.
현대위아는 글로벌 방위산업 확대로 사업가치를 우호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창원 1·2공장 안 특수사업부의 땅과 건물은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현대위아는 이 부동산을 보증금 14억700만원, 연간 임대료 56억2900만원에 현대로템에 5년간 빌려주고, 임대계약이 끝나면 신사업 생산부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장기 목표는 2035년 전사 매출 14조8000억원이다. 사측은 이 가운데 TMS·로보틱스 매출을 4조원까지 키워 현재 4%인 두 사업의 매출 비중을 27%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열관리 사업은 차량을 넘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데이터센터로 영역을 넓힌다. 3분기 열관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0% 늘었다.
2035년까지 투자 규모는 연구개발 약 1조8000억원,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 약 1조원, 신사업 육성 약 9000억원이다. 신용평가업계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열관리 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집행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투자 재원은 잇단 사업 매각으로 마련된다. 지난해 공작기계 부문 매각으로 3374억원이 들어온 데 이어 이번 거래로도 3000억원 이상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위아의 연결 기준 순현금은 지난해 말 4799억원에서 9월 말 4228억원으로 571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무형자산 투자에는 3162억원이 쓰였다. 본업인 모빌리티 부문은 1~3분기 연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6조462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7.1% 감소한 1058억원에 머물렀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모빌리티 부문의 연결 영업이익률은 2022년 2.9%에서 올해 1~3분기 1.6%로 1.3%p 하락했다.
현대위아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54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모빌리티 부문은 매출이 1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 줄어든 41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위아는 구동·등속 부품 판매 감소에 따른 제품 구성 변화와 재료비·물류비 증가를 모빌리티 부문의 이익 감소 이유로 들었다.
멕시코 법인(Hyundai-Wia Mexico)은 지난해 매출이 4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35.3% 줄었고, 순손익도 189억원 흑자에서 10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멕시코 공장이 하이브리드 엔진 생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동률이 떨어진 영향으로 추정된다. 올해 3분기에는 하이브리드 엔진 물량이 늘었다. 멕시코 법인 차입에 선 채무보증은 4월 기준 4428억원이다.
3분기 연결 세전이익은 원화 강세와 러시아 루블화 약세로 외환손실 612억원이 발생하면서 6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가운데 러시아 법인에서 난 외환손실이 253억원이다. 현대위아는 앞서 러시아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회사 자산과 부채를 다시 평가해 지난해 연결 순이익을 476억원 낮춘 1169억원으로 정정 공시하기도 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러시아 법인(Hyundai Wia Rus)은 지난해 말 자산 1419억원, 부채 3127억원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708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위아는 지난 4월 러시아 법인 차입에 1735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고 7월에도 5590만유로 규모의 채무보증을 승인했다. 4월 기준 해외 종속법인 채무보증 잔액은 8734억원에 이른다.
한편 현대로템은 이번 인수로 K2 전차 주포를 직접 생산하며 전차 체계와 주포 사업을 수직계열화하고 K9 화포 등 외부 고객사 납품 사업도 확보하게 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려면 오는 27일 현대위아 임시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는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6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40.74%이며, 국민연금공단 지분은 7월 16일 기준 6.26%다.
반대 주주는 오는 27일부터 12월 16일까지 회사에 보유 주식을 주당 5만1811원에 사달라고 요구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매수청구 금액이 매수예정가격 기준 발행주식의 약 10%인 1400억원을 넘거나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 현대위아는 이사회 결의로 거래를 철회할 수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공작기계 부문을 물적분할할 때도 반대 주주의 매수청구로 자기주식 18만7046주를 사들인 바 있다. 거래종결 기한은 내년 3월 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