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판사들 ‘박상옥 대법관’ 반대…새누리 “정치판사 아닌 양심판사 기대”

송승용ㆍ박노수 판사, 문수생ㆍ정영진 부장판사 등 강력 반대 목소리 커지자 새누리당 경계심

기사입력 : 2015-04-23 13:54
+-
[빅데이터뉴스 김태영 기자] 일선 판사들이 잇따라 법원 내부통신망을 통해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반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에 놀란(?)듯 새누리당은 “‘정치판사’가 아니라 ‘양심판사’를 기대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현안브리핑에서 “법관은 판결로 말해야”라고 강조하면서다. 새누리당은 일단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판사들을 ‘정치판사’로 분류했다.

center
▲박상옥대법관후보자
박 대변인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부 판사들이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반대하는 글을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렸다고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물론 판사들에게도 표현의 자유는 있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 글을 게시하는 것은 공개될 위험이 있고, 논란의 소지도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법관에게는 헌법이 위임한 권한을 무겁게 인식하고 진중히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법관윤리강령 제7조는 법관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제4조 5항은 ‘교육이나 학술 또는 정확한 보도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공개적으로 논평하거나 의견을 표명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박대출 대변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면 법관은 대법원의 공백 사태부터 걱정해야 한다”고 비판하며 “66일째 이어지는 대법관의 빈자리로 상고심 형사 재판의 신속성과 공정성이 손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판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판결로 말해야 한다”며 “‘정치판사’가 아니라 법치사회를 바로 세우는 ‘양심판사’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판사들 누가 왜, 어떻게 반대 목소리 내나?

한편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현직 판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어 법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짐작케 한다. 이는 새누리당이 대법관의 공백사태를 우려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본부장 이상원)는 수차례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게다가 이상원 법원본부장은 두 차례나 국회 앞에서 임명반대 1인 시위를 벌일 정도로 공개적으로 강한 반대 입장을 보여 왔다. 법원본부는 예전 법원공무원노조(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center
▲박상옥대법관후보자에대한국회인사청문회가열리는지난7일국회앞에서1인시위를벌이는이상원법원본부장


먼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박상옥 후보자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추천했을 당시인 지난 1월 수원지법 송승용 판사(사법연수원 29기)는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법원 내외부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했다.

송 판사는 그러면서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이번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이라는 틀에 국한되지 않고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취지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대법관 제청을 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해 눈길을 끌었다.

center
▲양승태대법원장이지난1월14일대법원청사에서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들과접견하는모습(사진=대법원)


지난 4월 16일 서울중앙지법 박노수 판사(사법연수원 31기)는 코트넷에 “박상옥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박노수 판사는 특히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를 보고나서, 과거 독재정권 치하의 고문치사사건 은폐ㆍ축소에 협력했던 검사가 은폐ㆍ축소와 무관할 뿐 아니라 은폐ㆍ축소 기도에 맞선 훌륭한 검사라는 거짓 휘장을 두르고, 대법관에 취임할 것만 같은 절박한 우려를 느꼈다”며 반대 이유를 분명히 했다.

지난 20일에는 인천지법 부천지원 문수생(48) 부장판사가 박상옥 후보자에 대해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본인과 사법부, 나아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과 도리”라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문수생 부장판사는 “자신의 과오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반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부끄러움 없이 자신을 정당화하는 박상옥 후보자를 과연 우리는 대법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박상옥 후보자에게 재판을 받는 국민들에게, (어떻게) 법관들은 사법부의 신뢰를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center
▲지난7일박상옥대법관후보자인사청문회(사진=이종걸위원장홈페이지)


특히 의정부지법 정영진 부장판사(사법연수원 14회)가 지난 21일 코트넷에 반대 글을 올리며 쐐기를 박았다.

정영진 부장판사는 “(박상옥 후보자는) 대법관은커녕 일반 평판사로도 법원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분”이라고 혹평하며 “박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는 경우 사법부 신뢰가 어떻게 될 것인지 뻔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나 사법부 구성원들이 수수방관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부장판사는 심지어 “정치인들이 야합해 대법관 인준 안을 통과시키려 할 경우 사법부 구성원들이 판사회의 개최를 비롯한 여러 방법으로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양승태 대법원장께 전달해 사법부 차원의 적절한 대응을 하도록 하거나, 국회에 직접 일선 법관들의 의견서를 전달하는 것은 어떠한지 등에 대해 의견을 표명해 달라”고까지 강력한 반대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법원 외부에서도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한택근)과 같은 변호사단체는 물론 참여연대, 민주사법연석회의와 같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까지 강력히 반대하고 있은 상황이다.

김태영 기자 news@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목록으로 TOP